말기 돌봄 단계에서 진통제를 지속적으로 맞고 있는 가족이 좀처럼 깨어나지 않아 물 한 모금 넘기기도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면, 곁을 지키는 이의 마음은 무척 힘들어집니다. '식사는 못 해도 물은 드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다만 삶의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몸이 스스로 필요로 하는 수분과 음식의 양이 줄어든다는 점을 이해하면, 마음의 부담을 조금 덜 수 있습니다.
임종에 가까워지면 몸의 대사가 느려지고, 갈증과 배고픔을 느끼는 감각도 함께 줄어듭니다. 이는 돌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몸이 자연스럽게 겪는 변화입니다. 이 시기에 느끼는 갈증은 대개 몸 전체가 마른 '탈수(dehydration)'라기보다, 입안이 마르는 '구강 건조'에서 오는 불편함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물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 입안을 촉촉하게 해 드리는 편이 실제로 더 편안함을 줍니다.
깨어 있지 못하거나 삼키는 힘이 약해진 분께 물이나 음식을 억지로 넘기시게 하면, 사레가 들리거나 폐로 넘어가 '흡인성 폐렴(aspiration pneumonia)'을 일으킬 수 있어 오히려 더 힘들어지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료진은 '깨어 있고 삼킬 수 있을 때만 아주 조금씩'을 권하곤 합니다.
혈관으로 넣는 수액(정맥 수액, IV fluids)에 대해서도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삶의 마지막 시기에 수액을 늘리는 것이 갈증을 확실히 덜어 주거나 생명을 연장한다는 근거는 뚜렷하지 않고, 오히려 몸에 물이 고여 가래와 그렁거리는 숨소리, 손발이나 몸의 부종(edema)을 늘릴 수 있습니다. 돌봄 팀이 수액을 무리해서 늘리지 않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어떤 선택이 맞는지는 환자분의 상태와 뜻에 따라 다르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집이나 병상에서 해 드릴 수 있는 편안한 방법으로는, 깨어서 또렷할 때 한두 모금만 천천히 드리기, 물에 적신 작은 스펀지 스틱이나 거즈로 입안과 혀를 닦아 드리기, 잘게 부순 얼음 조각을 입술에 살짝 대 드리기, 입술에 보습제나 립밤을 발라 마르지 않게 하기, 인공 타액(구강 보습제)을 사용하기 등이 있습니다. 자세를 편안히 고쳐 드리고 방 안 공기가 너무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물을 많이 드리는 것만이 사랑은 아닙니다. 손을 잡아 드리고, 입안을 촉촉하게 해 드리고, 곁에서 목소리를 들려 드리는 것 역시 그분을 편안하게 하는 소중한 돌봄입니다. 만약 숨쉬기가 힘들어 보이거나 통증이 심해 보이는 등 불편의 신호가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담당 간호사나 의료진에게 알려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개인의 진료나 의료진의 판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환자분의 상태에 맞는 수분 공급과 돌봄 방법은 담당 의료진 및 호스피스 팀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