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 받은 호박처럼 낯선 채소를 앞에 두면 '어떻게 하면 영양을 버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까' 하는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호박에는 몸에서 비타민A로 바뀌는 베타카로틴(beta-carotene) 같은 지용성 영양소와, 비타민C·칼륨처럼 물에 잘 녹는 수용성 영양소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이 둘은 성질이 서로 달라서, 같은 재료라도 조리 방법에 따라 몸에 남는 영양이 크게 달라집니다.
지용성인 베타카로틴은 열을 가하고 소량의 기름과 함께 먹으면 오히려 흡수가 좋아집니다. 그래서 물에 오래 삶기보다 찌거나 굽고, 볶을 때 기름을 조금 두르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수용성 비타민은 끓는 물에 오래 두면 국물로 빠져나갑니다. 이럴 때는 삶은 물을 버리지 말고 국이나 죽의 육수로 함께 쓰면 녹아 나온 영양을 다시 챙길 수 있습니다.
자르는 크기와 조리 시간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잘게 썰수록 공기·물과 닿는 면이 넓어져 영양소가 더 많이 빠져나가므로, 되도록 큼직하게 썰고 짧게 익히는 편이 손실을 줄입니다. 썰어둔 채소를 물에 오래 담가두는 것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껍질과 씨 주변에도 식이섬유와 영양이 많으니, 껍질이 부드러운 종류라면 깨끗이 씻어 함께 조리해도 됩니다.
회복기라면 소화 부담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딱딱한 채소는 푹 익혀 부드럽게 하면 소화가 편하고, 위나 장을 수술한 뒤라면 처음에는 곱게 갈거나 으깨어 조금씩 양을 늘려가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다만 당뇨가 있다면 단호박처럼 단맛이 강한 종류의 양을, 신장 기능이 떨어져 칼륨(potassium)을 조절해야 한다면 채소의 종류와 조리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오래·많은 물에' 익히기보다 '짧게·적은 물에, 약간의 기름과 함께'가 영양을 살리는 큰 원칙입니다. 여기에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춘 소화·질환 고려를 더하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치료 중이거나 지병이 있다면 실제 식단은 담당 의료진이나 임상영양사와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