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몸이 예전 같지 않아, 하루에 3천 보를 걷는 것도 벅차게 느껴지는 날이 많습니다. 그러다 어느 한 주, 볼일을 보러 몇 정거장을 걷고 지하철을 오르내리다 보니 어느새 6천 보를 넘긴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걸음 수가 늘어나는 것은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라, 몸이 조금씩 회복의 여력을 되찾고 있다는 반가운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걷기 같은 가벼운 유산소 활동(aerobic activity)은 암 치료 과정에서 여러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여러 연구는 적절한 신체 활동이 항암 치료로 인한 피로감(cancer-related fatigue)을 줄이고, 기분과 수면의 질을 개선하며, 근육량과 일상 기능을 유지하는 데 보탬이 된다고 보고합니다. 온종일 누워만 있으면 오히려 기운이 더 처지고 입맛도 떨어지기 쉬운데, 짧게라도 몸을 움직이면 이런 악순환을 끊는 데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예전의 나'와 비교하지 않는 일입니다. 병을 앓기 전에 하루 만 보를 걷던 사람이라도, 치료 중에는 3천 보가 최선일 수 있습니다. 목표는 남과의 경쟁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입니다. 오늘 500보를 더 걸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성취입니다. 이렇게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뤄내는 경험이 쌓이면,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회복의 동기가 함께 자랍니다.
걸음을 늘리는 실용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굳이 운동 삼아 걷지 않아도, 시장이나 가게에 다녀오기, 병원 오가는 길에 한두 정거장 미리 내려 걷기, 좋아하는 물건을 구경하러 가기처럼 즐거운 일과 걷기를 자연스럽게 엮으면 부담이 줄어듭니다. 함께 걸을 사람이 있으면 더 즐겁고, 걸음 수를 기록해 두면 스스로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재미도 생깁니다.
다만 무리는 금물입니다. 어지럽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심하게 차거나, 뼈나 관절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있으면 즉시 멈추고 쉬어야 합니다. 특히 뼈로 전이가 있거나 혈소판·백혈구 수치가 낮은 시기, 심장·폐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운동의 강도와 방법을 미리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더운 날에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 서늘할 때를 택하며, 편한 신발을 신는 작은 준비가 안전한 걷기를 돕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운동을 새로 시작하거나 늘리기 전, 그리고 몸에 새로운 증상이 나타날 때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