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과 치료의 시간을 지나는 동안 밤에 잠들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낮에는 책도 읽고 가볍게 몸도 움직이고 끼니도 잘 챙긴, 스스로 '나쁘지 않았다'고 느낀 하루 끝에도 막상 불을 끄고 누우면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가 편안했는데 왜 잠은 안 오나 싶어 오히려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불면(insomnia)에는 여러 요인이 함께 얽혀 있습니다. 몸으로는 항암제나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 통증, 야간의 화끈거림이나 잦은 소변, 호르몬 변화가 수면을 흩뜨릴 수 있습니다. 마음으로는 낮 동안 바쁘게 지내며 눌러 두었던 걱정과 생각이 조용한 밤에 비로소 떠오르곤 합니다. 하루가 평온했던 날일수록 긴장이 풀리며 그동안 미뤄 둔 감정이 밤에 찾아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잠을 부르는 첫걸음은 '자는 시간'보다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몇 시에 잠들었든 아침에 비슷한 시각에 일어나 밝은 빛을 쬐면 몸의 생체시계(circadian rhythm)가 조금씩 자리를 잡습니다. 낮잠은 이른 오후에 20~30분 이내로 짧게, 늦은 오후 이후에는 되도록 피하는 편이 밤잠에 도움이 됩니다.

잠자리에 누워 20분 넘게 잠이 오지 않으면, 억지로 애쓰기보다 잠시 일어나 조명을 낮춘 곳에서 지루한 책을 읽다가 졸음이 올 때 다시 눕는 방법이 있습니다. 침대에서 오래 뒤척이면 뇌가 '침대는 깨어 있는 곳'으로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카페인은 오후에 줄이고, 술은 잠드는 데는 도움이 되는 듯 보여도 새벽에 잠을 자주 깨뜨려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걱정이 꼬리를 물 때는 잠들기 몇 시간 전에 '걱정 시간'을 따로 두어 종이에 적어 두고, 잠자리에서는 느린 호흡이나 몸의 힘을 천천히 빼는 이완법으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불면이 2~3주 넘게 이어지거나, 낮의 기운과 기분에 크게 지장을 준다면 혼자 견디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하시기를 권합니다. 복용 중인 약이 수면에 영향을 주는지 점검하고, 필요하면 안전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상황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수면 문제나 약물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주치의 등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