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루(스토마, stoma)를 새로 단 직후의 며칠은 누구에게나 낯섭니다. 수술로 장의 일부를 배 밖으로 빼내 변이 나오는 길을 새로 만든 것이라, 장이 제 리듬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단 지 열흘 안팎인데 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의료진이 가는 튜브(카테터)를 장루에 넣어 안에 고인 내용물을 빼주는 일은 드물지 않게 일어납니다. 당황스럽고 속상하지만, '내가 무언가를 잘못해서'라기보다 회복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먼저 떠올려 주세요.
수술 직후에는 마취와 장을 만진 자극 때문에 장의 움직임이 한동안 느려지는 '장 마비(장폐색, ileus)' 비슷한 상태가 흔합니다. 이 시기에는 가스나 묽은 변이 조금씩 나오다가, 양이 줄거나 한동안 멈추기도 합니다. 또 회복 초기에는 섬유질이 많거나 덩어리진 음식이 장루 입구 근처에서 일시적으로 길을 막아 배출을 더디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의료진이 튜브로 내용물을 빼주는 것은 이렇게 고인 것을 풀어 부담을 덜어주려는 처치이며, 보통 일시적인 조치입니다.
이 시기 식사는 '오래 씹어 죽처럼 만들면 무조건 좋다'기보다, 소화가 쉬운 형태로 조금씩 자주 나누어 먹는 쪽이 도움이 됩니다. 초반에는 질긴 채소 줄기, 버섯, 견과류, 말린 과일, 옥수수처럼 섬유질이 거칠거나 잘 풀어지지 않는 음식은 잠시 미루고, 흰죽·으깬 감자·잘 익힌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시작해 차차 종류를 늘려가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회복 단계와 장루의 종류(소장루인지 대장루인지)에 따라 적절한 식사가 다르므로, 구체적인 식단은 담당 의료진이나 장루 전문 간호사와 상의해 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집에서 살펴볼 신호도 알아두면 마음이 한결 놓입니다. 장루에서 배출이 거의 없거나 가스도 나오지 않으면서 배가 점점 부풀고, 메스꺼움이나 구토가 동반되거나, 장루가 평소보다 검붉거나 거무스름하게 변하고 심한 복통이 있을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의료진에게 연락하거나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배출이 너무 많아 물처럼 쏟아지고 소변량이 줄며 어지럽다면 탈수 신호일 수 있어 역시 알려야 합니다.
장루에 적응하는 데는 보통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고, 처음 며칠의 어려움이 앞으로의 모든 날을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조급함을 잠시 내려놓고, 작은 변화를 기록해 진료 때 함께 나누어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식사, 처치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