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누가 갑자기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해서 검사를 받았더니 "뇌동맥류"라는 말을 들으면, 사실 그 단어 자체가 처음엔 무섭게 들립니다. 혈관 벽이 약해진 부분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거라고 보면 되는데, 터지지 않은 상태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두 개, 세 개씩 동시에 잡히는 일도 드물지 않고요. 중요한 건 크기와 위치, 그리고 모양입니다. 작고 동그랗고 안정적인 모양이면 당장 손대지 않고 추적 관찰만 하기도 하고, 크거나 위치가 까다롭거나 삐죽 튀어나온 모양이면 손을 대자는 쪽으로 기울죠.

"이 동네 병원에서 그냥 받아도 되나, 서울 같은 큰 데로 가야 하나" 하는 고민, 거의 다들 하십니다. 솔직히 말하면 동맥류 치료는 신경외과 중에서도 혈관을 전문으로 다루는 분이 얼마나 많이 해봤느냐가 결과를 크게 좌우해요. 그러니 무조건 서울이라기보다, 동맥류 시술·수술 건수가 충분하고 신경외과와 인터벤션 영상의학과가 같이 붙어 있는 병원이면 됩니다. 지방에도 그런 센터가 꽤 있고, 반대로 서울이라고 다 잘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다만 모양이 복잡하거나 위치가 까다로워서 "여기선 자신 없다"는 뉘앙스가 느껴지면, 그땐 망설이지 말고 큰 센터로 의뢰서 받아 옮기는 게 맞습니다.

치료 방법은 크게 두 갈래예요. 머리뼈를 열고 부푼 혈관 목 부분을 클립으로 집어 막는 개두술(클립결찰), 그리고 사타구니 혈관으로 가느다란 관을 넣어 동맥류 안을 백금 코일로 채워 막는 코일색전술. 옛날엔 머리를 연다는 게 워낙 부담스러워서 다들 무서워했는데, 요즘은 위치와 모양만 맞으면 코일을 먼저 검토하는 흐름이 많습니다. 회복도 빠르고 흉터 부담도 적으니까요. 그런데 모든 동맥류가 코일에 적합한 건 아니에요. 입구가 너무 넓거나 모양이 특이하면 코일이 빠져나올 위험이 있어서 오히려 클립이 더 확실한 경우도 있고, 반대로 깊고 손이 닿기 어려운 위치면 클립이 더 위험하기도 합니다.

나이도 한몫합니다. 일흔 안팎이라 해도 요즘은 건강 상태가 워낙 제각각이라 숫자만으로 못 정해요. 평소 혈압·당뇨·심장은 어떤지, 마취를 견딜 체력이 되는지, 이런 걸 다 따져서 마취과까지 같이 의논합니다. 보통은 한 가지로 딱 떨어지기보다, 담당 선생님이 영상을 펼쳐놓고 "이 환자는 이런 이유로 이 방법이 낫다"고 설명해 주실 텐데, 그게 잘 이해 안 가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왜 이쪽이 더 나은지" 다시 물어보세요. 한 군데 의견만으로 결정이 영 불안하면 다른 병원에서 영상 들고 한 번 더 들어보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터지지 않은 동맥류라면 며칠 사이에 큰일 나는 건 아니니까, 마음 급하게 휩쓸리지 말고 검사 결과지랑 영상 CD부터 잘 챙겨두세요. 막상 상담 들어가면 머리가 하얘져서 질문을 까먹기 쉬우니, 궁금한 걸 미리 메모해 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여기 적은 건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이야기예요. 동맥류는 사람마다 모양도 위치도 다 달라서, 실제 치료 방향은 영상을 직접 본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서 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