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랑 등이 자꾸 결리고 소화가 안 됐다. 그런데도 입맛은 멀쩡했고, 오히려 뭘 먹으면 속이 좀 가라앉는 느낌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나이 들면 다들 소화 기능 떨어진다잖아. 그렇게 위로하며 내시경을 자꾸 미뤘다. 막상 10년 만에 받은 내시경에선 위궤양이라고 했고, 약을 먹어도 잘 낫질 않았다.
세 번째 조직검사에서야 위암이라는 말을 들었다. 큰 병원을 어디로 갈지 고민하던 차에 찍은 CT에서 난소까지 번졌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순간 머릿속이 그냥 하얘지더라. 이대로 끝나는 건가, 싶은 생각밖에 안 들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가 제일 무서웠던 것 같다.
다행히 여러 과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다학제 진료로 방향이 잡혔다. 위 절제와 난소 절제를 한 번에 받고, 면역항암제와 세포독성 항암제를 같이 쓰는 치료를 한동안 이어 갔다. 지금은 독한 쪽은 빼고 면역항암제 한 가지만 유지하는 단계로 넘어왔다. 목표는 2년. 한 번씩 다음 차수가 다가오면 또 어떤 부작용이 올까 긴장되긴 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게 어디냐 싶다.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솔직히 나도 모른다. 그래도 겪어 본 부작용이나, 항암 중에 이런 게 좀 도움이 되더라 하는 소소한 것들을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누군가에겐 별것 아니어도, 막막한 시기에 한 줄이라도 위로가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진단을 받았어도 사람마다 경과와 치료가 다 다릅니다. 여기 적은 건 한 사람의 경험일 뿐이니, 본인 치료는 꼭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