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이나 난소 수술을 크게 받고 나면, 한참 지난 뒤에 엉뚱하게 배가 말썽을 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멀쩡하다가 갑자기 속이 더부룩하고, 변비와 설사를 오가고, 가끔은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하죠. 막상 열어보면 장이 서로 들러붙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걸 장유착이라고 부릅니다.

왜 생기느냐면, 우리 몸은 한 번 배를 열고 장기를 만지면 그 부위를 아물게 하려고 섬유질 같은 끈끈한 조직을 만들어냅니다. 회복에는 도움이 되는데, 그게 장과 장, 장과 복벽을 엉뚱하게 이어 붙여 버리는 게 문제예요. 부인암처럼 골반 깊숙이 손을 대는 수술일수록 가능성은 올라갑니다. 항암을 오래 이어온 분이라면 장 운동 자체가 둔해져 있어서 더 신경 쓰이고요.

무서운 점은 예고가 약하다는 겁니다. 평소 소화가 좀 안 되고 가스가 잘 안 나오는 정도라 그냥 항암 부작용이려니 넘기기 쉽거든요. 그러다 장이 완전히 막히는 장폐색으로 번지면 그때는 응급 상황입니다. 배가 빵빵하게 부풀고, 토하고, 가스도 변도 전혀 안 나오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합니다. 참는다고 나아지는 종류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모든 유착을 다 막을 방법이 있는 건 아니에요. 열어보기 전에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건 있습니다. 한 번에 폭식하기보다 조금씩 자주 나눠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몸 상태가 허락하는 선에서 가볍게라도 자주 걷는 것. 거창한 운동이 아니라 병동 복도를 한 바퀴 도는 정도여도 장이 움직이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곁에서 간병하는 가족분들께도 한마디 보태고 싶습니다. 더 일찍 알아채지 못했다고, 먹고 싶다는 걸 들어준 게 잘못이었다고 스스로를 탓하지 마세요. 유착은 보호자가 막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무심한 한마디에 상처받는 날도 있을 텐데, 그건 듣는 사람 잘못이 아니라 말한 사람의 배려가 부족했던 거예요. 힘들면 어딘가에 털어놓으세요. 말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한결 가벼워집니다.

여기 적은 내용은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증상이 있을 땐 꼭 담당 의료진과 직접 상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