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를 다 마치고 한참 지났는데도 정기검진 날만 다가오면 가슴이 두근거리죠. 특히 피검사 결과지를 받아 든 순간, 숫자 하나가 평소보다 뚝 내려가 있으면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골육종 표준치료를 끝내고 1년 넘게 잘 지내던 아이의 호중구와 백혈구, 혈소판이 어느 날 갑자기 확 떨어진 걸 보면 어느 부모인들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요.

골육종 항암은 약이 워낙 세서 혈액 수치가 잘 안 올라오는 일이 흔합니다. 치료 중에 호중구가 0인 날이 열흘 넘게 이어지거나, 수치가 안 올라 다음 차수가 자꾸 밀리는 것도 드물지 않고요. 그렇게 바닥까지 내려갔던 골수가 회복하는 데는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치료를 끝냈다고 다음 날부터 정상이 되는 게 아니라, 몇 달에서 1년 넘게 천천히 기어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종결 1년쯤에 거의 정상 가까이 왔다가 한 번 출렁이는 것 자체가 곧바로 큰일을 뜻하는 건 아닙니다.

수치가 떨어지는 이유는 생각보다 여러 가지예요. 검사 전에 감기나 가벼운 감염을 앓고 지나갔거나, 먹던 약, 혹은 그냥 그날의 컨디션 때문에 일시적으로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골수가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해서 오르락내리락 출렁이는 시기일 수도 있고요. 한 번의 결과만으로 모든 걸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의료진도 바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며칠 뒤 다시 찍어보자고 하는 거예요.

물론 주치의가 "이차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씀하시면 그 말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죠. 강한 항암제를 쓴 아이들에게서 드물게 혈액 쪽 이차암이 생길 수 있는 건 사실이라, 의료진이 신중하게 짚고 넘어가는 겁니다. 다만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은 "그렇다"가 아니라 "확인해보자"에 가깝습니다. 재검에서 수치 흐름을 보고, 필요하면 추가 검사로 확실히 가려내는 과정이 남아 있으니, 한 장의 결과지에 미리 최악을 못 박지 않으셔도 됩니다.

재검 날까지의 일주일이 제일 길고 괴롭습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든 버티는 게 일이죠. 아이 컨디션을 너무 예민하게 들여다보다 보면 부모가 먼저 지치니, 평소처럼 잘 먹고 푹 자게 해주는 데만 신경 쓰셔도 충분합니다. 사람이 많은 곳은 잠깐 피하고, 열이 나거나 출혈, 멍, 유난한 피로 같은 변화가 있으면 그때 바로 병원에 알리면 됩니다. 새 학기를 앞두고 이런 일이 겹치면 마음이 더 복잡하겠지만, 학교 복귀 여부 같은 건 재검 결과를 보고 의료진과 같이 정하면 되는 부분입니다.

이 글은 비슷한 시기를 지나는 분들과 마음을 나누려고 적은 것이고, 아이마다 상황이 다르니 정확한 판단과 다음 단계는 꼭 주치의와 상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