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암 진단을 받았다는 말을 들으면 부모 입장에서는 머릿속이 하얘진다. 그런데 막상 의사 설명을 듣다 보면 "고형암"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온다. 이게 대체 뭔가 싶을 텐데, 사실 어렵게 생각할 건 없다. 우리 몸의 혈액이나 림프계에서 생기는 백혈병 같은 암을 빼고, 어딘가에 덩어리(종양)를 만들면서 자라는 암을 통틀어 고형암이라고 부른다. 신장에 생기든 뇌에 생기든, 만져지거나 영상에서 덩어리로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른 암이랑 헷갈리기 쉬운데, 소아 고형암은 성격이 꽤 다르다. 어른은 위암, 폐암, 대장암처럼 우리가 흔히 들어본 장기의 상피세포에서 암이 잘 생긴다. 반면 아이들은 아직 몸이 한창 자라는 중이라, 미처 다 자라지 못한 미성숙한 세포에서 암이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름도 생소하고, 어른 암 정보를 찾아봐도 잘 안 맞는 거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소아암은 종류에 따라 치료 반응이 좋은 편이고 완치율도 과거에 비해 많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종류를 좀 들여다보면 이렇다. 뇌종양은 소아 고형암 중에서 가장 흔한 축에 들고, 머리 안쪽에 생기다 보니 위치에 따라 증상도 제각각이다. 신경모세포종은 교감신경 계통에서 생기는데 주로 배 속, 부신 근처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아주 어린 영유아한테서 잘 보인다. 신장에 생기는 윌름스종양은 배가 불룩해져서 우연히 알게 되는 일이 흔하고, 뼈에 생기는 골육종이나 유잉육종은 한창 키 크는 청소년기에 무릎이나 팔 통증으로 시작되기도 한다. 이 밖에 근육·연부조직에서 나오는 횡문근육종, 눈의 망막에서 생겨 사진 찍을 때 눈동자가 하얗게 나오는 망막모세포종, 간모세포종, 생식세포종양 같은 것들이 있다.
증상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부모가 미리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배가 자꾸 빵빵하다, 한쪽 다리를 절뚝거린다, 평소 안 그러던 애가 자꾸 토하고 머리 아파한다, 멍이 이상하게 잘 든다 같은 신호들이 있긴 한데, 이게 흔한 잔병치레랑 겹쳐서 그냥 넘어가기 십상이다. 그러니 "별일 아니겠지" 하고 미뤘던 증상이 2~3주 넘게 안 좋아지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그땐 한 번 병원에서 제대로 봐달라고 하는 게 낫다.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확인은 해두자는 얘기다.
진단은 보통 초음파나 CT, MRI 같은 영상검사로 덩어리를 확인하고, 조직검사로 어떤 세포에서 나온 암인지 최종적으로 가린다. 종류와 진행 정도(병기)에 따라 수술로 떼어내거나, 항암 약물치료, 방사선치료를 단독으로 혹은 섞어서 쓴다. 요즘은 아이마다 암의 특성이 다른 만큼 거기에 맞춘 치료 전략을 짜는 쪽으로 많이 발전했다. 치료 과정이 길고 부모도 같이 지치는 싸움이지만, 소아 고형암은 어른 암보다 치료가 잘 듣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꼭 기억해두면 좋겠다.
이 글은 소아 고형암을 큰 틀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정리한 내용이라, 우리 아이 상태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기엔 무리가 있다. 걱정되는 증상이 있다면 소아청소년과나 소아혈액종양 전문의와 직접 상담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