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종 진단을 받고 방사선치료 이야기가 나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이 "도대체 어디를 쬐는 거냐"는 거다. 림프종은 백혈병처럼 온몸을 도는 병이라고 알고 있는데, 방사선은 특정 부위만 겨냥하니까 헷갈릴 만하다. 사실 요즘 림프종 방사선치료는 예전처럼 넓게 쬐지 않는다. 병이 있던 자리, 그러니까 항암을 마친 뒤 남아 있거나 처음에 덩어리가 있던 림프절 구역을 중심으로 좁게 조준한다.

이걸 의학 용어로는 침범부위 방사선(ISRT)이라고 부르는데, 말 그대로 림프종이 침범했던 그 부위만 본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목 한쪽에 병이 있어도 양쪽 목과 겨드랑이, 가슴 위쪽까지 통째로 쬐는 식이었다. 그러다 보면 침샘이며 갑상선이며 멀쩡한 곳까지 손상돼서 입이 마르고 호르몬이 망가지는 후유증이 따라왔다. 지금은 PET-CT랑 치료 전 영상으로 병변 자리를 정밀하게 잡아서, 그 범위에 약간의 여유만 두고 조사한다. 범위가 줄어든 만큼 부작용도 확연히 가벼워졌다.

선량도 병의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호지킨림프종처럼 방사선에 잘 반응하는 경우엔 비교적 낮은 선량으로도 충분하고, 항암과 묶어서 마무리 펀치처럼 쓰는 일이 많다. 반대로 방사선만으로 완치를 노리는 일부 조기 비호지킨림프종이나, 위 점막에 생긴 MALT 림프종 같은 건 또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같은 림프종이라도 사람마다 받은 항암 결과와 남은 병변에 따라 계획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옆 침대 환자랑 비교하면서 "나는 왜 더 많이 쬐냐"고 속 끓일 필요는 없다.

치료가 끝났다고 병원과 작별인 건 아니다. 오히려 추적검사가 본 게임이라고 봐도 된다. 보통 끝난 직후 한두 달 안에 영상으로 반응을 확인하고, 처음 2년 동안은 3~4개월 간격으로 자주 본다. 림프종은 재발하더라도 초반 몇 년 안에 신호가 잡히는 경우가 많아서, 이 시기를 촘촘하게 지키는 거다. 진찰하면서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림프절을 만져 보고 혈액검사로 전반적인 상태를 살핀다. 영상은 매번 찍기보다 증상이나 진찰 소견이 의심스러울 때 PET-CT나 CT를 더하는 식으로 운영한다. 괜히 자주 찍으면 방사선 피폭만 늘 뿐 도움이 안 되니까.

3년쯤 지나 안정되면 간격을 6개월, 1년으로 점점 늘려 간다. 다만 여기서 진짜 중요한 게 하나 있다. 방사선을 받은 자리에는 한참 뒤에 생길 수 있는 늦은 부작용을 따로 챙겨야 한다는 거다. 목에 쬐었다면 몇 년 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정기적으로 호르몬 수치를 본다. 가슴에 쬐었다면 심장과 폐, 그리고 여성의 경우 유방 쪽을 오래 지켜본다. 이런 건 림프종 재발과 별개로 평생 관리 개념으로 가져가는 부분이라, 추적 일정에 슬쩍 끼워 넣어 놓는 게 좋다.

막상 검사 날짜가 다가오면 "혹시 재발이면 어쩌나" 하고 며칠 전부터 잠을 설치는 분들이 많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된다. 그래도 추적검사는 나를 겁주려는 게 아니라 이상이 생기기 전에 먼저 손쓰려고 짜둔 안전망이라는 걸 기억하면 한결 낫다. 검사 사이에 새로 만져지는 멍울, 까닭 없는 발열이나 식은땀, 체중이 쭉 빠지는 변화가 보이면 예약일을 기다리지 말고 바로 연락하면 된다. 여기 적은 일정과 선량은 일반적인 흐름일 뿐이라, 본인 치료계획표와 담당 의료진 안내가 늘 우선이라는 점만 잊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