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을 겪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바지 단추가 안 잠긴다거나, 누우면 배가 한쪽으로 출렁이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살이 찐 것도 아닌데 배만 불룩해지고, 조금만 먹어도 금방 부르고 숨까지 차오르죠. 이게 바로 복수입니다. 뱃속, 정확히는 복강 안에 물이 고이는 건데요. 난소암에서는 꽤 흔하게 나타나는 일이라 너무 자책하거나 겁부터 먹지 않으셨으면 해요.

왜 물이 차느냐면, 암세포가 복막을 자극하면서 그 안에서 액체가 새어나오고, 동시에 림프 흐름이 막혀 빠져나가야 할 물이 제때 못 빠지기 때문이에요. 들어오는 건 많고 나가는 건 적으니 점점 고이는 셈이죠. 그래서 복수는 단순히 '배가 나온' 문제가 아니라 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배가 며칠 사이 눈에 띄게 커지거나, 갑자기 숨쉬기가 힘들거나, 소변 양이 확 줄거나 하면 미루지 말고 의료진에게 알리는 게 맞아요.

당장 답답할 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복수천자라고 부르는, 가는 바늘로 고인 물을 빼주는 시술이에요. 한 번에 몇 리터씩 빠지기도 해서 시술 직후엔 배가 쑥 꺼지고 숨도 트이고 한결 살 것 같다는 분들이 많죠. 다만 물을 빼면 단백질도 같이 빠져나가서 기운이 더 처질 수 있어요. 그래서 시술 후엔 달걀, 두부, 생선, 살코기 같은 단백질을 평소보다 신경 써서 챙기시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물이 자꾸 다시 차는 경우엔 가는 관을 배에 두고 집에서 조금씩 빼내는 방법을 쓰기도 하니, 이건 주치의와 상의해 보세요.

집에서 할 수 있는 관리도 생각보다 많아요. 짜게 먹으면 몸이 물을 더 붙잡아두기 때문에 국물이나 젓갈, 라면 국물 같은 건 좀 줄이는 편이 좋고요.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 조금씩 자주 나눠 드시면 더부룩함이 덜합니다. 잘 때 등 뒤에 베개를 받쳐 상체를 살짝 높이면 숨쉬기가 한결 편해지고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옷차림으로 배 둘레를 줄자로 재두거나 몸무게를 적어두면 물이 얼마나 차고 빠지는지 흐름이 보여서, 병원에 갈 타이밍을 잡는 데도 도움이 돼요.

그리고 솔직히, 복수가 차오를 때 제일 힘든 건 몸보다 마음일 때가 많아요. 배가 부를 때마다 '병이 나빠진 건가' 싶어 불안해지고, 옷이 안 맞으니 밖에 나가기도 꺼려지죠. 그 마음 충분히 그럴 만합니다. 다만 복수가 찼다는 사실 하나로 모든 걸 단정 짓지는 마세요. 같은 상황을 겪고도 잘 관리하며 일상을 이어가는 분들이 정말 많거든요. 혼자 끙끙대지 말고 같은 병을 지나온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의료진에게 솔직하게 불편을 털어놓는 것도 다 도움이 됩니다.

여기 적은 건 일반적인 이야기일 뿐이고, 내 몸 상태에 딱 맞는 답은 결국 나를 직접 보는 주치의가 가장 잘 압니다. 새로운 증상이 생기거나 평소와 다르다 싶으면 망설이지 말고 꼭 물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