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이나 강한 항암 치료를 앞두고 무균실에 들어간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먼저 떠오르는 게 "갇혀 지낸다"는 답답함이다. 근데 정작 그 안에서 매일 마주하는 건 답답함보다 작은 습관들이다. 백혈구 수치가 바닥까지 떨어진 기간에는 평소엔 아무렇지 않던 세균 하나가 큰 감염으로 번지기도 한다. 그래서 무균실 생활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손 씻는 타이밍 같은 사소해 보이는 행동들이 쌓여서 만들어진다.
가장 기본은 역시 손이다. 화장실을 다녀왔을 때, 무언가를 먹기 전에, 누군가와 닿았다고 느껴질 때마다 씻는다. 비누로 30초 정도, 손가락 사이랑 손톱 밑까지 꼼꼼히.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어도 눈에 보이는 오염이 있으면 물로 씻는 게 먼저다. 입안 관리도 의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점막이 약해지는 시기라 부드러운 칫솔로 살살 닦고, 의료진이 권한 가글을 식후와 자기 전에 챙긴다. 잇몸에서 피가 살짝 비친다고 안 닦으면 오히려 세균이 더 늘어난다.
먹는 것도 평소와 달라진다. 익히지 않은 회나 생채소, 껍질째 먹는 과일, 발효식품처럼 균이 살아 있을 수 있는 음식은 피한다. 잘 익힌 음식을 갓 차려 따뜻할 때 먹고, 한 번 상온에 오래 둔 음식은 미련 없이 버린다. 물도 끓이거나 검증된 것을 마신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싶은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는 걸 안에 있다 보면 자연스레 체득하게 된다.
면회는 마음이 가장 흔들리는 부분이다. 보고 싶은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그래도 감기 기운이 있거나 컨디션이 안 좋은 가족은 잠시 미루는 게 서로를 위하는 길이다. 들어오는 사람은 손 위생과 마스크, 가운 같은 절차를 빠짐없이 지키고, 어린아이나 예방접종 직후인 사람의 방문은 의료진과 먼저 상의한다. 꽃이나 화분, 흙이 있는 식물은 곰팡이 때문에 들이지 않는다. 이런 규칙들이 야박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결국 환자를 지키는 울타리다.
몸의 신호를 그냥 넘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38도 부근으로 열이 오르거나, 오한이 들거나, 안 하던 기침·설사가 시작되면 참지 말고 바로 알린다. 무균실에서는 작은 변화가 빠르게 커지기 때문에, 일찍 말하는 게 늦게 후회하는 것보다 백번 낫다. 같이 지내는 보호자도 같은 기준으로 자기 몸 상태를 살펴주면 좋다.
막상 며칠 지내보면, 이 모든 게 결국 몸이 회복할 시간을 벌어주는 일이라는 게 느껴진다. 답답한 만큼 안전한 공간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 적은 내용은 일반적인 생활 참고일 뿐이고, 실제 식사·면회·증상 대처 기준은 병동마다 다르니 담당 의료진 안내를 우선으로 따라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