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와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입안이 화끈거리기 시작한다. 처음엔 좀 헐었나 싶은 정도인데, 치료 2~3주째로 넘어가면 혀와 잇몸, 볼 안쪽까지 빨갛게 부어오르고 침을 삼키는 것조차 따끔거린다. 이게 방사선 구내염이다. 점막 세포가 방사선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헐고 벗겨지는 거라, 본인이 게을러서 생긴 게 절대 아니다. 다만 이 시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통증의 정도와 회복 속도가 꽤 많이 달라진다.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건 입안을 자극하지 않는 일이다. 뜨겁고 맵고 짠 음식, 신 과일주스, 탄산음료, 거친 마른 빵 같은 건 멀쩡한 입안에도 자극인데 헐어 있는 점막엔 칼날처럼 느껴진다. 미지근하고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가되, 너무 안 먹어서 체력이 떨어지는 게 더 큰 문제이니 죽이나 부드러운 계란찜, 으깬 두부, 미음에 단백질을 섞는 식으로라도 칼로리를 챙기자. 술과 담배는 두말할 것 없이 회복을 늦추는 주범이다.

구강 위생은 아프다고 손을 놓으면 오히려 더 나빠진다. 헐어 있는 점막에 세균이 자리 잡으면 염증이 심해지고 곰팡이성 감염까지 겹치기 쉽다. 부드러운 모의 칫솔로 살살 닦고, 알코올이 들어간 시중 가글은 알싸해서 더 따가우니 피한다. 대신 따뜻한 물 한 컵에 소금 반 숟갈, 베이킹소다 약간을 풀어 만든 물로 하루에 여러 번 입안을 헹궈주면 자극 없이 청결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막상 해보면 차이가 느껴진다.

통증이 식사를 방해할 정도라면 참지 말고 의료진에게 말하는 게 맞다. 점막을 코팅해주는 가글이나 식전에 쓰는 국소 마취 성분 제제, 필요하면 먹는 진통제까지 단계적으로 조절해준다. 통증을 무작정 견디다 못 먹게 되고, 그러다 보면 체중이 빠지고 치료 일정에도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생긴다. 침이 마르는 구강건조도 같이 오기 쉬우니 물을 자주 조금씩 머금고, 무설탕 껌이나 인공 타액 제품을 활용하면 한결 낫다.

다행히 방사선 구내염은 대부분 치료가 끝나고 2~4주 정도 지나면 점막이 차츰 아물면서 좋아진다. 그 고비를 넘기는 동안 통증을 너무 혼자 끌어안지 말자. 열이 나거나 입안에 하얀 막이 끼고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면 감염 신호일 수 있으니 빨리 알려야 한다. 이 글은 일반적인 생활 관리 참고용이고, 약 사용이나 증상 변화는 꼭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서 결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