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대장내시경에서 용종 하나가 좀 의심스럽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이게 수술까지 갈 줄은 몰랐다.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일주일이 어찌나 길던지. 막상 대장암 진단을 듣고 나니 머릿속이 하얘지면서도, 다행히 초기에 가깝고 복강경으로 갈 수 있다는 말에 한숨을 돌렸다. 같은 길을 앞두고 검색하다 잠 못 이룰 누군가에게, 내가 겪은 과정을 담담히 적어두고 싶었다.
입원은 수술 하루 전날 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사실 수술 자체보다 장 정결이었다. 그 며칠은 죽만 먹다가 전날 저녁부터는 물 같은 약을 계속 들이켜야 하는데, 화장실을 몇 번이나 들락거렸는지 모른다. 속이 텅 비고 기운도 빠지고. 그래도 장이 깨끗해야 수술이 깔끔하게 된다니까 꾹 참았다. 수술 당일 아침,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침대째 끌려 들어가는데 천장 형광등만 멍하니 보였던 기억이 난다.
복강경이라 배에 작은 구멍 몇 개만 낸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랬다. 예전에 개복 수술받은 분들 흉터를 보면 길게 가로지르잖아. 나는 배꼽 근처랑 옆구리에 1센티 남짓 자국 몇 개가 전부였다. 마취에서 깨어나니 회복실이었고, 생각보다 통증은 견딜 만했다. 다만 수술하면서 배 안에 넣은 가스 때문인지 어깨가 결리고 배가 빵빵하게 부푼 느낌이 며칠 갔다. 이건 시간 지나면 빠진다고 하더라.
회복에서 제일 중요했던 건 '가스 배출', 그러니까 방귀였다. 우습게 들리겠지만 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라서, 간호사 선생님이 매번 "가스 나왔어요?" 하고 물어봤다. 수술 다음 날부터 조금씩 걸으라고 해서 링거 거치대를 붙잡고 복도를 느릿느릿 돌았다. 처음엔 배가 당기고 무서웠는데, 막상 걸으니 속이 슬슬 풀리는 게 느껴졌다. 미음에서 죽으로, 다시 진밥으로 식사가 한 단계씩 올라갈 때마다 회복하고 있구나 실감이 났다.
나는 일주일쯤 입원하고 퇴원했다. 사람마다 회복 속도나 상황이 다르니 기간은 천차만별이라고 들었다. 퇴원하고도 한동안은 무거운 거 들지 말고 자극적인 음식 피하라는 당부를 들었고, 정기적으로 검사받으며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돌아보면 진단받던 그 순간이 제일 무서웠지, 막상 한 단계씩 밟아 나가니 사람 몸이 참 신기하게 회복하더라.
이건 어디까지나 내 경험일 뿐이고, 같은 병명이라도 사람마다 상태가 다르니 치료 방향은 꼭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