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이라는 병명을 처음 들으면 대부분 생소해한다. 뼈에 생기는 암인지 피에 생기는 암인지부터 헷갈린다. 정확히는 골수 안에서 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라는 면역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불어나는 혈액암이다. 이 세포들이 골수를 차지해 정상적인 피 생산을 방해하고, 동시에 뼈를 녹이는 물질을 내보내기 때문에 '뼈가 약해지는 혈액암'이라는 설명이 붙는다.
증상은 은근하게 시작된다. 가장 흔한 신호는 허리나 갈비뼈의 뻐근한 통증인데,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다가 작은 충격에 뼈가 금이 가서야 발견되기도 한다. 빈혈 때문에 쉽게 지치고 숨이 차며, 비정상 단백질이 콩팥에 부담을 주어 신장 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혈액 속 칼슘이 높아지면 메스껍고 변비가 생기고 머리가 멍해진다. 증상이 따로따로 나타나니 처음엔 이 병을 떠올리기 어렵다.
진단은 여러 검사를 맞춰 본다. 혈액과 소변에서 형질세포가 만들어내는 비정상 단백질(흔히 M단백)을 확인하고, 골수검사로 형질세포가 실제로 얼마나 늘었는지 들여다본다. 여기에 뼈 손상을 보는 영상검사(엑스레이, MRI, PET 등)를 더한다. 한 수치만으로 정하지 않고 뼈·빈혈·신장·칼슘 같은 장기 손상을 함께 따져 치료가 필요한 단계인지 판단한다.
치료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핵심은 비정상 형질세포를 줄이는 약물 치료로, 프로테아좀 억제제(보르테조밉 등), 면역조절제(레날리도마이드 등), 형질세포 표면 단백질을 노리는 표적항체(다라투무맙 등)를 두세 가지 묶어 쓴다. 몸 상태가 받쳐 주는 비교적 젊은 환자라면 약으로 병을 충분히 누른 뒤,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미리 모아 두었다가 고용량 치료 후 다시 넣어 주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이어 가기도 한다.
뼈를 지키는 치료도 같이 간다. 뼈가 더 녹는 것을 늦추는 골흡수억제제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고, 통증이 심하거나 골절 위험이 큰 부위는 방사선치료를 더한다. 신장 보호를 위해 물을 충분히 마시고, 콩팥에 부담 주는 통증약은 의료진과 상의해 조절한다. 감염에 약해지는 시기가 있어 예방접종과 손위생도 챙긴다.
다발골수종은 아직 '완치'라는 말을 쉽게 쓰기 어렵지만 절망할 병도 아니다. 좋은 약이 계속 나오면서 병을 깊이 눌러 둔 채 오래 일상을 이어 가는 환자가 많아졌다. 정기 검사로 M단백 수치와 신장·뼈 상태를 추적하고, 새로운 통증이나 피로, 부종 같은 변화를 그때그때 알리는 것이 병을 길게 안정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내 병의 단계와 약 조합은 담당 혈액내과 의료진과 차근차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쉽게 전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