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에서 용종을 떼면 그 조직은 곧장 검사실로 보내져 현미경으로 들여다본다. 며칠 뒤 받아 든 조직검사 결과지에는 처음 보는 단어들이 빼곡한데, 정작 "이게 좋은 거예요 나쁜 거예요"가 한눈에 안 들어와 답답하다. 몇 가지 핵심 단어만 알아두면 결과지가 한결 읽힌다.

먼저 떼어낸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본다. '선종(adenoma)'은 그냥 두면 일부가 암으로 변할 수 있는 종류라 떼는 게 맞다는 뜻이고, '과형성 용종(hyperplastic polyp)'처럼 적힌 건 대개 암으로 갈 가능성이 낮은 양성에 가깝다. 같은 선종이라도 '관상(tubular)', '융모(villous)', 둘이 섞인 '관상융모(tubulovillous)'로 나뉘는데, 융모 성분이 많을수록 좀 더 신경 써서 추적하는 편이다.

그다음 자주 보이는 말이 '이형성(dysplasia)'이다. 세포가 정상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보는 표현으로, '저등급(low-grade)'은 변화가 가벼운 편, '고등급(high-grade)'은 암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단계로 본다. 고등급이라는 글자에 덜컥하기 쉽지만, 이건 아직 암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용종 안에 머물러 있는 변화라면 떼어낸 것만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

'절제연(margin)'이라는 항목도 중요하다. 떼어낸 조직의 가장자리에 병변이 닿지 않고 깨끗하게 잘렸는지를 말한다. '음성(clear/negative)'이면 여유 있게 잘 떼어졌다는 뜻이고, 가장자리에 닿았다고 적혀 있으면 남은 부분을 더 살펴야 할 수 있어 추가 처치나 추적이 따라온다.

만약 결과지에 '선암(adenocarcinoma)'이나 '점막내암', '점막하 침윤' 같은 말이 보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용종 일부가 이미 암으로 변했다는 뜻이라, 침윤이 얼마나 깊은지, 혈관·림프관을 건드렸는지에 따라 내시경 절제만으로 충분한지 아니면 수술이 필요한지를 판단하게 된다. 이건 반드시 의료진의 설명을 들어야 하는 대목이다.

결과지의 숫자와 용어는 결국 "이번에 뭘 떼었고, 깨끗이 떼였고, 다음 검사는 언제"를 정하기 위한 재료다. 혼자 글자만 보고 최악을 상상하기보다, 결과지를 들고 가서 내 경우엔 어디에 해당하는지 짚어 달라고 청하면 가장 정확하다. 같은 '선종'이라도 개수와 크기, 이형성 등급에 따라 다음 내시경 간격이 사람마다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쉽게 전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결과지 해석과 다음 검사 일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