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를 부분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뒤 사나흘은, '조금이라도 더 걸어야 빨리 회복한다'는 말과 '지금은 도저히 못 움직이겠다'는 말이 한 병실 안에서 부딪히기 쉬운 시기입니다. 곁을 지키는 사람은 마음이 급해지고, 환자는 통증과 열에 이미 지쳐 있습니다. 서로를 설득하려 애쓰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는 한 문장이 실제로는 서로 다른 네 가지 문제로 나뉜다는 점을 먼저 정리해 두면 대화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첫째, 조기 보행과 호흡운동을 권하는 이유입니다. 오늘날의 수술 후 회복 프로그램(ERAS,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에서는 상태가 허락하는 한 수술 다음 날부터 침대 밖으로 나와 앉고 걷도록 권합니다. 오래 누워 있으면 폐의 아래쪽이 잘 펴지지 않아 무기폐(atelectasis)가 생기기 쉽고, 다리 정맥에 혈전(deep vein thrombosis)이 생길 위험이 올라가며, 멈춰 있던 장운동이 돌아오는 데에도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인폐활량계(incentive spirometer)로 깊게 들이마시는 연습, 베개로 배를 받치고 하는 기침 연습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만 이것은 많이 할수록 좋은 시험이 아니라, 그날의 몸 상태에 맞춰 목표량을 정하는 치료의 한 부분입니다.

둘째, 통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운동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 진통제는 투여 후 효과가 오르는 시간과 떨어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약 기운이 완전히 빠진 상태에서 걷게 하면 몸은 '움직임은 곧 고통'으로 배우게 되고, 다음 시도는 더 어려워집니다. 걷기 30~60분 전에 맞춰 진통제를 쓸 수 있는지, 아플 때만 쓰는 방식 대신 정해진 시간마다 규칙적으로 쓰는 방식이나 자가통증조절장치(PCA)의 설정을 조정할 수 있는지 의료진에게 묻는 편이, 병실에서 실랑이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통증은 '많이 아프다'보다 0~10의 숫자, 시각, 위치, 어떤 동작에서 심해지는지로 전할 때 조정이 빨라집니다.

셋째, 열과 염증 수치가 오를 때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원인 확인이 먼저입니다. 수술 직후의 미열은 수술 자체에 대한 몸의 염증 반응이나 폐가 덜 펴진 상태와 관련될 수 있지만, 며칠째 이어지는 발열, 배가 계속 부풀어 오르는 느낌, 점점 심해지는 복통은 복강 안에 액체가 고였는지, 이어 붙인 자리에 문제가 없는지, 폐렴이나 요로·도관 감염은 아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CT와 혈액검사를 하고, 장을 쉬게 하는 치료적 금식과 항생제가 함께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운동의 목표량을 다시 정하는 일은 의료진의 몫이며, 보호자가 임의로 강도를 올리거나 내릴 일이 아닙니다. 오늘 어디까지 움직여도 되는지 회진 때 한 문장으로 확인해 두면, 그 숫자가 두 사람 사이의 다툼을 대신해 줍니다.

넷째, 보호자의 자리는 감독관이 아니라 관찰자이자 전달자에 가깝습니다. 설득이 잘 되지 않을 때는 강요 대신 기록으로 옮겨 보는 편이 낫습니다. 진통제를 맞은 시각과 그때의 통증 점수, 걸은 횟수와 대략의 거리, 유인폐활량계로 들이마신 값, 체온과 오한, 가스나 배변이 나왔는지, 배액관의 양과 색, 소변량, 잠든 시간과 깬 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 기록은 회진에서 '많이 아파해요'보다 훨씬 정확한 정보가 되고, 무엇보다 보호자가 환자를 다그치지 않고도 곁에 있을 수 있게 해 줍니다. 권할 때는 큰 목표를 작게 쪼개는 편이 좋습니다. 침대에 걸터앉기, 침상 옆에 서 있기, 복도 한 구간만 다녀오기처럼 나누고, 시작 여부는 환자가 정하게 두는 것입니다.

다음 회진이나 간호사 방문 전에 물어볼 것을 순서대로 적어 두면 짧은 면담이 훨씬 밀도 높아집니다. 오늘 허용되는 활동량은 어디까지인지, 통증 목표 점수는 몇 점인지, 운동 전에 진통제를 미리 쓰는 방식으로 바꿀 수 있는지, 오늘 찍은 영상과 혈액검사 결과에 따라 계획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금식은 언제까지 예정인지, 어떤 증상이 보이면 밤에라도 바로 알려야 하는지의 순서입니다. 갑자기 심해지는 복통, 식은땀과 함께 오는 오한, 숨이 가쁘거나 가슴이 답답한 느낌, 맥박이 계속 빠른 것, 배액의 색이 탁하거나 갑자기 늘어난 것, 상처에서 나오는 분비물, 어지럼과 소변량 감소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보다 바로 알리는 편이 안전한 신호로 꼽힙니다.

마지막으로, 밥을 먹으러 잠깐 자리를 비운 것이나 냉찜질을 잊은 것이 회복의 방향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보호자가 24시간 붙어 있는 것은 치료의 조건이 아니며, 보호자가 먼저 지치면 정작 중요한 순간에 상황을 정확히 전달하기 어려워집니다. 교대할 사람을 정해 두고, 잠과 끼니를 계획에 넣고, 필요하면 병원의 사회복지팀이나 상담 창구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돌봄의 일부입니다. 서로 다투게 되는 지점은 대개 애정의 부족이 아니라 정보의 공백에서 생깁니다. 그 공백을 의료진에게 물어 메우는 일이, 지금 보호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일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수술 후 통증 조절, 활동 범위, 발열이나 검사 결과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