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와 목에 생긴 암을 떼어내면 피부와 점막, 때로는 뼈까지 함께 사라져 얼굴 윤곽과 씹기·말하기 기능에 빈자리가 남습니다. 이 자리를 메우려고 몸의 다른 부위에서 피부와 근육, 필요하면 뼈까지 혈관째 떼어 옮긴 뒤 현미경으로 가느다란 혈관을 다시 잇는 수술을 유리피판술(free flap)이라고 부릅니다. 종아리 바깥쪽 뼈, 허벅지 앞바깥쪽, 아래팔이 흔히 쓰이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한 번의 수술이지만 몸에는 상처가 두 곳 남습니다. 조직을 옮겨 붙인 쪽을 수혜부, 떼어 온 쪽을 공여부라고 합니다.
수술 직후 며칠에서 두 주 남짓이 유독 조심스러운 이유는 새로 이어 붙인 혈관에 있습니다. 옮겨 온 조직은 그 혈관을 통해서만 피를 받기 때문에, 혈전이 생기거나 눌려 흐름이 막히면 조직이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병동에서 몇 시간마다 피판의 색과 온도, 부기, 도플러(Doppler) 신호를 확인하는 것은 이 변화를 이르게 잡기 위해서입니다. 피판이 창백해지거나 검푸르게 변할 때, 만졌을 때 주변보다 뚜렷하게 차가울 때, 갑자기 부풀거나 꿰맨 자리에서 피가 배어 나올 때는 시간을 미루지 않고 알리는 편이 좋습니다.
같은 이유로 자세와 압박에 대한 안내가 까다롭게 붙습니다. 목을 크게 돌리거나 깊이 숙이지 않기, 피판 위로 마스크 끈이나 안경다리·베개 모서리·기관절개관 고정끈이 지나가지 않게 하기, 상체를 약간 올려 눕기,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같은 것들입니다. 추위와 흡연(간접흡연 포함)은 혈관을 좁히는 쪽으로 작용하므로 회복기 내내 피하도록 권합니다.
얼굴과 다리에 각각 달린 배액관, 이른바 피주머니는 고인 피와 조직액을 빼내 부기와 혈종을 줄이는 장치입니다. 언제 뽑을지는 수술 후 며칠째인가보다 하루 배액량과 색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얼굴 쪽과 다리 쪽이 서로 다른 날에 빠지기도 합니다. 관을 뺀 뒤 그 자리가 다시 부풀거나 눌렀을 때 물주머니처럼 출렁이는 느낌이 들면 다시 확인받는 것이 좋습니다.
조직을 떼어 온 다리는 얼굴과 회복 속도가 다릅니다. 뼈나 피부를 떼어 낸 자리에 피부이식(skin graft)을 덧붙였다면 이식편이 자리 잡을 때까지 부목이나 압박붕대로 고정하고 다리를 올려 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걷기를 다시 시작하는 시점과 체중을 얼마나 실을지는 날짜보다 상처 상태, 이식 여부, 부종 정도, 발목과 발가락의 힘·감각으로 정해집니다. 대개는 침상에서 발목을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해 앉기, 서기, 보조기구를 짚고 걷기로 단계를 밟습니다. 상처가 벌어질까 봐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도, 통증을 참고 무리해서 걷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지금 어느 단계까지 허용되는지를 담당 팀에 구체적으로 확인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말과 식사에도 따로 시간표가 있습니다. 입안이나 턱을 재건한 경우 부기와 기관절개관, 콧줄 때문에 목소리와 삼키기가 늦게 돌아오고 발음이 뭉개져 들리는 기간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삼킴(연하) 평가와 언어재활은 부기가 빠지는 흐름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행됩니다. 회복은 직선이 아니라서 어제보다 나은 날과 못한 날이 번갈아 오는 것이 오히려 흔한 모습입니다.
수술 뒤 나오는 최종 조직검사 결과에는 절제면과 림프절, 신경·혈관 침범 여부가 담겨 있어 추가 치료가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됩니다. 방사선치료가 더해질 경우 재건한 부위와 구강을 관리하는 방법이 달라지고, 치과 평가를 먼저 받는 일도 있습니다. 열이 나거나 상처에서 냄새가 나고 붉은 기운이 번질 때, 숨쉬기가 힘들 때는 다음 예약일을 기다리지 말고 연락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진료나 진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수술 방법과 회복 속도, 허용되는 활동 범위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