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높은 날에는 집 앞을 나서는 순간과 병원 로비에 들어선 순간의 체감 온도가 크게 벌어집니다. 치료를 받는 몸은 이 온도차를 평소보다 더 크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사실이나 대기실의 냉방이 유독 차갑게 느껴져 담요를 덮고도 팔에 소름이 돋는다면, 그것이 단순히 에어컨 때문인지 아니면 몸 안에서 다른 일이 시작되는 신호인지 갈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치료 중 추위를 잘 타게 되는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닙니다.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뒤 혈색소가 낮아지면(빈혈, anemia) 같은 실내에서도 손발이 쉽게 차가워집니다. 상온에 있던 수액이나 혈액제제가 혈관으로 들어가는 동안 팔을 타고 서늘한 느낌이 번지기도 합니다. 체중과 체지방이 줄면 몸이 열을 붙들어 두는 힘도 함께 줄고, 갑상선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일부 항암제(예: 옥살리플라틴)를 쓰는 경우에는 찬 공기와 찬 물에 손끝이 시리거나 저린 반응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만 반드시 따로 떼어 보아야 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열이 오르기 직전에 나타나는 오한(rigor)입니다. 냉방으로 인한 추위는 겉옷을 걸치고 바람을 피하면 대개 몇 분 안에 누그러집니다. 반면 발열 직전의 오한은 담요를 여러 장 덮어도 멈추지 않고 이가 부딪힐 만큼 온몸이 떨리며, 30분에서 한 시간 사이에 체온이 뚜렷하게 올라가는 일이 많습니다. 혈액질환 치료 중이거나 항암 후 백혈구, 특히 호중구(neutrophil)가 낮아져 있는 시기 — 흔히 투여 후 7~14일 무렵 — 에 이런 오한과 발열이 함께 오면, 집에서 지켜볼 일이 아니라 곧바로 연락하고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다룹니다. 많은 기관이 38.3도 이상이 한 번 측정되거나 38.0도 이상이 한 시간 넘게 이어지는 경우를 기준으로 삼지만, 세부 기준과 야간 연락처는 치료받는 곳에서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더운 날에는 체온계 숫자 자체가 흔들린다는 점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땡볕을 걸어 들어온 직후에 재면 실제보다 높게, 찬 음료를 마신 직후나 에어컨 바람을 정면으로 맞은 뒤 귀나 이마에서 재면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실내에 들어와 15~20분쯤 안정한 뒤, 늘 쓰던 같은 체온계로 같은 부위를 재고, 측정 시각과 함께 적어 두면 하루의 흐름이 보입니다. 해열제나 진통제를 먼저 먹으면 열이 잠시 가려질 수 있으므로, 오한이 있을 때 임의로 복용하기 전에 담당 의료진과 기준을 정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온도차 자체를 줄이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얇은 긴팔 겉옷과 양말을 가방에 넣어 다니고, 냉방 바람이 직접 닿지 않는 자리를 고르고, 수분 제한 지시가 없다면 이동 중에도 물을 조금씩 나눠 마시는 식입니다. 두통과 나른함, 근육통처럼 흔히 냉방병이라 부르는 증상은 대개 쉬면 좋아지지만, 치료 중이라면 같은 증상이 감염이나 탈수의 첫 신호일 수도 있어 하루 이상 이어질 때는 그대로 넘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하면, 시원한 병원이 반가웠다는 느낌과 몸이 보내는 경고를 구분하는 축은 세 가지입니다. 떨림이 몇 분 안에 멈추는가, 체온이 뒤따라 오르는가, 지금이 백혈구가 낮아지는 시기인가. 이 세 가지를 시각과 함께 메모해 두면 전화로 상담할 때도 판단이 빨라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치료 계획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판단과 조치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