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치료를 한 차례 마치고 나면, 의료진에게서 '이제 유지요법(maintenance therapy)을 시작하자'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힘든 항암을 겨우 끝냈는데 또 약을 먹어야 한다니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유지요법은 새로운 강한 치료를 더 하자는 뜻이라기보다 지금의 좋은 상태를 되도록 오래 유지하려는 접근에 가깝습니다.
난소암은 항암 치료에 잘 반응해 크게 줄어들었다가도 시간이 지나 다시 자라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유지요법은 눈에 보이는 병이 가라앉은 시기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한 병의 활동을 억누르며 재발까지의 시간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쓰입니다. 대표적으로 PARP 억제제(PARP inhibitor)라는 먹는 약이 이 역할을 맡곤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이오마커(biomarker)' 검사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약이 똑같이 잘 듣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종양이나 혈액에서 특정 유전자·분자 특성을 확인해 어떤 약이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은지 가늠합니다. 난소암에서는 BRCA 유전자 변이나 상동재조합결핍(HRD)이라는 특성이 PARP 억제제가 더 잘 들을 수 있는지를 예측하는 단서로 쓰입니다. 이 검사 결과에 따라 유지요법을 할지, 어떤 약을 고를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선택지가 조금씩 넓어지고 있습니다. 백금 기반 항암제에 더 이상 잘 반응하지 않는 '백금저항성' 시기에도 항체약물접합체(ADC)나 면역항암제(immunotherapy)처럼 원리가 다른 치료가 연구되고 일부 도입되면서, 개인의 병 상태와 바이오마커에 맞춰 치료를 이어가는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약들은 저마다 대상, 부작용, 급여(보험 적용) 조건이 다르므로 '나에게 맞는지'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함께 따져야 합니다.
신약 소식을 접하면 기대와 조급함이 함께 밀려오기 쉽습니다. 새 약이 승인되거나 보험 적용이 넓어진다는 소식이 곧 '내가 지금 그 약을 써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병기, 이전 치료, 바이오마커, 몸 상태에 따라 가장 알맞은 순서와 시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궁금한 점은 메모해 두었다가 진료 때 하나씩 물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치료 방법과 약의 선택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