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이나 직장암 수술을 받은 뒤 "항암을 더 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많은 분이 "그럼 대체 몇 번을 더 해야 하나, 혹시 평생 맞아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휩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술로 눈에 보이는 암을 모두 제거한 뒤에 하는 '보조항암치료(adjuvant chemotherapy)'는 대개 정해진 기간 동안만 진행하고 끝나는 치료입니다. 평생 이어가는 치료가 아니라는 점부터 마음에 담아두면 한결 안심이 됩니다.

보조항암치료의 목적은, 수술로 제거하고도 남았을지 모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암세포'가 나중에 재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리 정리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재발 위험이 조금 더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예: 림프절에서 암이 확인된 경우 등)에 권유됩니다. 이 치료는 완치를 목표로 하는 '기간이 정해진 코스'입니다. 반면, 이미 다른 장기로 퍼진 상태를 다스리기 위해 계속 이어가는 항암치료는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같은 '항암'이라는 단어를 쓰더라도, 수술 뒤 재발을 막기 위한 보조항암은 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대장암의 대표적인 보조항암 약제 조합(예: FOLFOX, CAPOX 등)은 보통 전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에 걸쳐 진행됩니다. 2~3주 간격으로 맞는 방식이라 총 횟수로 치면 대략 8회에서 12회 안팎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사람마다, 병기와 재발 위험도에 따라, 또 몸이 약을 견디는 정도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의사는 "몇 번만 더 하면 끝난다"고 딱 잘라 말해 주지 않을까요? 실제 진료에서는 치료를 진행하면서 손발 저림(말초신경병증)이나 백혈구 감소 같은 부작용, 그날그날의 혈액검사 수치와 몸 상태를 보며 용량을 조절하거나, 특정 약을 빼거나, 간격을 늦추는 일이 흔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정확히 몇 회'를 확정하기보다, 경과를 보며 계획을 다듬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끝이 없어서가 아니라, 안전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조정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입니다.

궁금함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료 때 구체적으로 여쭤보는 것입니다. "전체 치료는 총 몇 개월(또는 몇 회) 계획인가요?", "지금 제가 몇 회차이고, 예정대로면 언제쯤 끝나나요?", "부작용 때문에 계획이 바뀔 수도 있나요?"처럼 물으면 대략의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병기 표기(예: ypT3N1a처럼 y·p가 붙은 표기)나 복막전이 여부 같은 개별적인 판단은 검사 결과 전체와 수술 소견을 함께 본 담당 의료진만이 정확히 설명할 수 있으므로, 인터넷 정보로 스스로 결론 내리기보다 반드시 주치의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정보로, 개개인의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치료 기간과 계획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