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수술과 항암치료를 마치고 한동안 잠잠하던 몸에서 어느 날 갑자기 날카롭게 찌릿한 통증이 스치고 지나가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대개 '혹시 재발이나 전이는 아닐까'입니다. 특히 위나 장처럼 배 속을 크게 다룬 수술을 받은 분이라면 배에서 느껴지는 낯선 감각 하나에도 마음이 크게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수술과 치료를 거친 몸에서 새로운 통증이 생기는 데에는 재발 말고도 여러 흔한 이유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수술 후 유착(adhesion)입니다. 배 속을 수술하면 장기와 복벽 사이에 얇은 흉터 조직이 생겨 서로 달라붙을 수 있는데, 몸을 특정 자세로 눕히거나 장이 움직일 때 이 부위가 당겨지면서 짧고 날카로운 통증이 순간적으로 스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술로 잘린 신경이 다시 이어지고 회복되는 과정에서 몇 달, 때로는 1년이 넘도록 찌릿하거나 저릿한 감각이 불규칙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위를 절제한 뒤라면 음식이 내려가는 길과 소화 리듬이 달라지면서 생기는 경련성 통증이나 가스 참도 흔한 원인입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의 통증'보다 '흐름과 동반 증상'을 살피는 일입니다. 잠깐 스치고 사라진 뒤 다시 같은 강도로 나타나지 않는 통증은 대체로 급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다음과 같은 신호가 함께 온다면 미루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이 점점 세지거나 오래 이어질 때, 특별히 관리하지 않았는데 체중이 계속 줄 때, 반복적인 구토나 배가 빵빵하게 부풀며 변·가스가 막힐 때, 검은색 변이나 피가 섞인 변, 눈·피부가 노래지는 황달, 만져지는 덩어리, 잦아들지 않는 발열 등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불안한 마음에 정기검진 일정을 조금 앞당겨 확인해 보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검사를 앞당긴다고 유난스러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증상이 시작된 날짜와 통증의 양상(찌르는지 뻐근한지), 얼마나 자주·언제 나타나는지, 식사나 배변과 관련이 있는지를 간단히 메모해 두면 진료 때 훨씬 정확한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걱정을 혼자 키우기보다 기록으로 옮겨 두는 것이, 막연한 불안을 다루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료 정보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새로 생긴 통증이나 재발 여부가 걱정된다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