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를 받는 동안, 예전에는 잘 유지되던 혈당이 갑자기 오르내려 당황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같은 식사와 비슷한 활동을 해도 수치가 일정하지 않은 데에는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요인이 겹쳐 있습니다.
먼저 '잠'입니다. 수술이나 항암 이후 밤에 자주 깨거나 깊이 못 자면,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을 더 많이 내보냅니다. 이 호르몬은 혈당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잘 못 잔 다음 날 아침 공복 혈당이 유난히 높게 나오기도 합니다.
둘째는 호르몬의 변화입니다. 난소를 제거하는 등 몸의 호르몬 환경이 크게 바뀌면 인슐린(insulin)에 대한 몸의 반응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치료 중 흔히 함께 쓰는 스테로이드(steroid, 예: 구역 예방용 덱사메타손)는 일시적으로 혈당을 올릴 수 있어, 특정 주기에만 수치가 튀는 경우도 있습니다.
셋째는 '쉼'과 스트레스의 관계입니다. 몸이 지쳐 있는데도 혈당을 잡겠다고 무리해서 걷거나 운동하면, 오히려 스트레스 반응이 커져 수치가 안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피곤한 날에는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정도로 줄이고 충분히 쉬는 편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매일 재는 수치가 흔들려도, 지난 2~3개월의 평균을 보는 당화혈색소(HbA1c)가 큰 그림을 알려 주므로 하루하루의 등락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것이 당뇨 합병증 검진입니다. 암 치료에 온 신경을 쏟다 보면 눈·콩팥·발을 챙기지 못하기 쉽습니다. 당뇨는 눈 안쪽 혈관을 상하게 하는 당뇨망막병증(diabetic retinopathy)을 부를 수 있어 정기 안저검사가 권장되고, 콩팥 기능(신장, kidney) 변화는 소변·혈액 검사로 살펴봅니다. 발은 감각이 둔해지는 신경병증(neuropathy)으로 작은 상처를 늦게 알아차릴 수 있어, 매일 발을 살피고 저림이나 색 변화를 기록해 두면 좋습니다.
수면·스트레스·혈당·복용 약을 간단히 메모해 두었다가 외래 때 담당 의료진에게 보여 주면, 나에게 맞는 조절 방법과 검진 일정을 함께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진료를 대체하지 않으니, 실제 혈당 조절과 검사 계획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