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수술 결과가 초기라고 들었다면, 나중에 폐에서 병변이 늘거나 커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황스러운 것은 당연합니다. 대장·직장암은 혈류와 림프를 따라 멀리 있는 장기, 특히 간과 폐로 옮겨 가는 성질이 있어, 수술 시점의 병기와 별개로 시간이 지나 원격전이(distant metastasis)가 확인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진료의 큰 틀이 '완전히 도려내기'에서 '몸 전체를 함께 다스리기'로 옮겨 가는 것을 이해하면 앞으로의 계획이 조금 덜 막막해집니다.
의료진이 수술이나 방사선보다 주사 항암(전신 항암치료, systemic chemotherapy)을 먼저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전이가 확인되었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병변 말고도 아주 작은 암세포가 이미 혈류를 타고 퍼졌을 가능성을 뜻합니다. 국소치료는 보이는 것만 다루지만, 전신치료는 영상에 잡히지 않는 부분까지 함께 겨냥합니다. 그래서 폐전이에서는 전신치료가 치료의 뼈대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 이야기가 없었다'는 것이 곧 '영영 수술을 못 한다'는 뜻은 아닐 수 있습니다.
전이 개수가 적고 위치가 제한적인 상태를 소수전이(oligometastasis)라고 부릅니다. 이런 경우에는 병변을 수술로 떼어내는 전이절제(metastasectomy)나, 좁은 부위에 방사선을 집중해 쬐는 정위체부방사선치료(SABR/SBRT) 같은 국소치료를 항암치료와 함께 고려하기도 합니다. 다만 폐에 작은 점이 여러 개 흩어져 있거나 양쪽에 있을 때는, 지금 당장 국소치료를 하기보다 우선 전신치료로 병의 성질과 반응을 살핀 뒤 다시 판단하는 것이 흔한 순서입니다.
유전자 검사와 PET-CT를 함께 진행하는 것도 이런 판단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RAS·BRAF 변이나 MSI(현미부수체 불안정성) 같은 결과는 어떤 약을 쓸지 정하는 데 쓰이고, PET-CT는 다른 곳에 놓친 병변이 없는지 전체 지도를 그리는 역할을 합니다. 항암에 잘 반응해 병변이 줄면 나중에 국소치료 가능성을 다시 저울질할 수도 있으므로, 지금의 계획이 끝이 아니라 '경과를 보며 조정되는 계획'임을 기억하면 좋습니다.
진료 때는 이번 치료의 목표가 '조절'인지 '완치를 노리는 것'인지, 국소치료가 지금 또는 나중에 가능한지, 예상되는 부작용과 대략의 비용, 그리고 다음 평가 시점을 함께 물어보면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후나 반응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므로 다른 분의 경험담은 참고만 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검사 결과와 상태에 맞는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