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항암치료를 여러 차례 거치고 더 쓸 약이 마땅치 않아졌을 때, '면역항암제'라는 이름이 새로운 희망처럼 들리곤 합니다. 특히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를 맞았더니 부작용이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다만 이 약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경우에 도움이 되며, '부작용이 없다'는 말이 정확한지 미리 알아두면 의료진과 이야기할 때 훨씬 차분해질 수 있습니다.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 immune checkpoint inhibitor)는 기존 항암제처럼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약이 아닙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T세포)에는 지나친 공격을 막는 '브레이크'가 있는데, 암세포는 이 브레이크를 눌러 면역의 감시를 피합니다. 펨브롤리주맙 같은 약은 그 브레이크를 풀어, 원래 있던 면역세포가 암을 다시 알아보고 싸우도록 돕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약이 잘 들으면 반응이 오래 유지되기도 하지만, 면역이 암을 '알아볼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장암에서 이 조건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표지자가 'MSI-H(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 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또는 'dMMR(불일치복구결핍, mismatch repair deficient)'입니다. 이런 종양은 유전자 오류가 많이 쌓여 겉면에 이상한 표지가 많아지고, 면역세포가 암을 낯선 것으로 잘 알아봅니다. 반대로 대부분의 대장암은 'MSS(현미부수체 안정형)/pMMR'에 해당해, 안타깝게도 면역항암제만으로는 반응이 잘 나타나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면역치료를 고려할 때는 조직검사 표본이나 유전자검사(NGS)로 이 표지자를 먼저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합니다.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말도 조금 나누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심하게 토하는 전형적인 항암 부작용은 적은 편이라, 상대적으로 편하게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풀린 면역이 정상 장기를 공격하면 '면역 관련 이상반응(immune-related adverse events)'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갑상선기능 이상, 폐렴(pneumonitis), 대장염(colitis)으로 인한 설사, 간염, 피부 발진, 호르몬샘 이상 등이 그 예이며, 대부분은 조절되지만 일부는 빠른 대처가 필요할 만큼 심할 수 있습니다. '부작용이 없다'기보다 '종류가 다르다'고 이해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비용과 보험 이야기도 자주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 면역항암제의 건강보험 급여(비용 지원)는 대개 앞서 말한 표지자 기준 등 정해진 조건을 충족할 때 적용됩니다. 표지자가 맞지 않으면 급여가 어렵고, 비급여로 처방이 가능한 경우라도 비용 부담이 크며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실제 급여 여부와 비용은 종양의 검사 결과, 병원,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담당 의료진 및 약제 상담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마지막으로, 간 기능이 나빠졌거나 복수가 많은 상황에서는 어떤 전신치료든 몸이 견딜 수 있는지 신중히 따져야 합니다. 새 치료를 시도할지, 증상을 편하게 하는 데 집중할지는 검사 수치만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와 바람을 함께 놓고 결정하는 문제입니다. 궁금한 점은 담당 의료진에게 묻고, 필요하면 다른 병원의 2차 소견을 구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나 의학적 판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치료 선택, 약제 사용, 부작용 대처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