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직장암 치료에서는 세포독성 항암제 외에도 표적치료제를 함께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중 'EGFR 억제제(EGFR inhibitor)'라 불리는 약(세툭시맙, 파니투무맙 계열)을 사용하면, 치료를 시작하고 1~3주 사이에 얼굴·두피·가슴·등에 여드름과 비슷한 붉은 발진(여드름양 발진, acneiform rash)이 돋고,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가 몹시 건조해지는(피부건조증, xerosis) 변화가 흔하게 나타납니다.

이런 변화는 '피부가 더러워서'가 아니라, 이 약이 작용하는 통로(EGFR)가 우리 피부와 모낭에도 분포해 있기 때문에 생기는, 약의 작용과 연결된 반응입니다. 그래서 흔히 쓰는 사춘기 여드름용 제품처럼 피부를 강하게 말리거나 각질을 벗겨내는 화장품은 오히려 자극이 되고 건조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도움이 되는 방향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미지근한 물로 짧게 씻고, 향이 강하거나 알코올이 많이 든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씻은 직후 물기가 살짝 남아 있을 때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주면 건조와 가려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외선은 발진을 더 두드러지게 할 수 있으므로, 외출할 때는 자외선차단제와 모자·긴소매로 햇빛을 가려 주세요. 가렵다고 긁거나 발진을 짜면 흉이나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중요한 점은, 발진과 건조가 심할 때 임의로 약을 끊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입니다. 의료진은 증상 정도에 따라 바르는 항생제나 먹는 항생제, 보습 연고를 권하거나, 약 용량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발진 부위에 노란 진물이나 딱지, 통증, 열이 동반된다면 감염 신호일 수 있으니 빨리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흥미롭게도 일부 환자에서는 이런 피부 반응이 약이 잘 듣고 있다는 단서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담당 의료진과 함께 살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사용 중인 약과 증상에 맞는 관리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