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이 위 바깥의 얇은 막인 복막(peritoneum)으로 퍼지면, 보통 'CT 한 장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단계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복막에 흩어진 미세한 암세포는 영상에서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여러 정보를 함께 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복막전이가 의심되거나 확인된 위암에서는 전신으로 도는 정맥 항암제 외에도, 복강 안으로 약을 직접 흘려보내는 방법이 함께 쓰이기도 합니다.
배 안으로 직접 넣는 항암을 흔히 복강내 항암(intraperitoneal chemotherapy, IP)이라고 부릅니다. 가슴이나 팔 쪽 피부 아래에 작은 약물 주입 장치(케모포트)를 심고, 거기에 연결된 가느다란 관을 통해 약물을 복강으로 보내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약이 복막 표면에 더 가까이, 더 높은 농도로 닿게 하려는 시도이며, 위암 복막전이에서는 탁산(taxane) 계열 약제를 복강으로 넣고 동시에 먹는 약이나 정맥 약제를 병용하는 조합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방식은 아직 표준이 확립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부분도 있어, 임상연구의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치료를 얼마간 진행한 뒤에는 '지금 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다시 들여다봅니다. 주기적인 CT로 복막의 두께나 병변의 변화를 살피고, 위 내시경으로 원래 종양 부위가 어떤지 확인합니다. 영상에서 하얗게 남아 보이는 부분이 살아있는 암인지, 아니면 치료로 가라앉은 흔적(섬유화 등)인지는 사진만으로 단정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의료진은 '좋아지는 추세'를 여러 검사로 종합해 해석합니다.
수술을 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핵심 단계 중 하나가 진단복강경(staging laparoscopy)입니다. 배에 작은 구멍을 내어 카메라를 넣고 복막을 직접 눈으로 살피며, 의심되는 부위를 떼어 그 자리에서 빠르게 확인하는 동결절편검사(frozen section)나, 복강에 고인 액체를 모아 암세포가 있는지 보는 복강세척 세포검사(peritoneal cytology)를 함께 시행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복막에 남은 암세포가 충분히 줄었거나 보이지 않는다면, 위의 일부를 떼어내는 절제술 같은 다음 단계를 의료진과 상의하게 됩니다. 반대로 암세포가 여전히 확인되면 항암을 더 이어가며 기회를 다시 보는 쪽으로 방향을 잡기도 합니다.
이 과정은 사람마다, 그리고 그날그날의 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항암을 얼마나 더 할지, 수술을 한다면 위를 어느 범위까지 절제할지, 유문(위의 출구)을 살릴 수 있을지 같은 결정은 한 번에 정해지기보다 단계마다 다시 논의됩니다. 중요한 것은 '복막전이=끝'이라는 단순한 등식이 아니라, 치료에 대한 반응을 보며 다음 선택지를 차분히 넓혀간다는 점입니다. 궁금한 점이나 두려운 점이 있다면 진료 때 메모해 두었다가 종양내과·외과 의료진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환자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와 치료 방향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