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를 받다 보면 갑작스러운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는 일이 생깁니다. 그런데 응급실에 도착했다고 해서 곧바로 입원병동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와 처치를 받고, 입원할 병상이 날 때까지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입원이 결정되었는데도 병상을 기다리며 응급실에 대기하는 상황을 흔히 '응급실 체류' 또는 '병상 대기(boarding)'라고 부르며, 환자가 몰리는 대형병원에서는 반나절, 하루 이틀, 때로는 그 이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기다릴까요. 응급실은 위중한 정도를 먼저 따져 순서를 정하기 때문에, 같은 진단이라도 더 급한 환자가 먼저 처치를 받습니다. 또 입원은 적절한 진료과의 병상이 비어야 가능한데, 감염 관리나 1인실 필요 여부 등에 따라 빈 침대가 있어도 바로 배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다림 자체가 치료가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병원 시스템의 구조 때문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알아두면 마음이 조금 놓입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질 때 가장 불편한 것 중 하나가 식사입니다. 응급실에서는 정규 식사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검사를 앞두고 금식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다만 임의로 음식을 사 먹기 전에 반드시 의료진에게 '지금 먹어도 되는지'를 확인하세요. 내시경, 조영제 검사(contrast study), 일부 시술을 앞두고 있다면 금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허락이 된다면 소화가 편한 것 위주로 조금씩 드시고, 수분 섭취가 가능한지도 함께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장시간 대기는 몸을 지치게 합니다. 가능하면 보호자와 교대로 쉬고, 같은 자세로 오래 누워 있기보다 가끔 자세를 바꾸거나 짧게 움직여 혈전(blood clot)이나 욕창의 위험을 줄이세요. 통증, 열, 메스꺼움 같은 증상이 새로 생기거나 심해지면 참지 말고 바로 알려야 합니다. 평소 복용하던 약이 있다면 이름과 용량을 적어두거나 약 봉투를 챙겨 와, 응급실에서도 빠지지 않도록 의료진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드디어 병상이 배정되어 병실로 올라가면 한결 안정된 환경에서 치료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시술을 받았다면 그 부위가 뻐근할 수 있고, 검사 수치가 회복되는 과정을 의료진과 함께 지켜보게 됩니다. 궁금한 점은 그때그때 물어보고, 긴 대기 끝에 찾아오는 안도감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니 스스로를 너무 다그치지 마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치료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