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복막으로 퍼졌다는 말을 들으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기 쉽습니다. 복막은 배 안쪽을 감싸는 얇은 막으로, 위·대장·난소 같은 장기에서 시작된 암세포가 이곳에 흩어지듯 번지는 것을 복막전이(peritoneal metastasis)라고 부릅니다. 흔히 4기로 분류되며, 한때는 '치료가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환자 상태와 암의 종류, 퍼진 범위에 따라 접근법이 세분화되면서, 모든 경우를 똑같이 볼 수 없다는 점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먼저 '완치'라는 단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행된 암에서는 눈에 보이는 병변을 모두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더라도, 의료진은 '완치'보다 '장기 조절'이나 '무병 상태 유지'라는 표현을 더 신중하게 씁니다. 같은 복막전이라도 작은 결절이 제한된 부위에만 있는 경우와, 배 전체에 넓게 퍼진 경우는 기대할 수 있는 결과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치료의 큰 축은 전신 항암치료입니다. 항암제로 암의 크기와 활동성을 줄이고, 반응이 좋으면 일부 환자에서는 '전환수술(conversion surgery)'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수술이 어려웠던 상태가 항암 반응으로 충분히 줄어들었을 때, 남은 병변을 최대한 제거하는 수술을 뜻합니다. 일부 센터에서는 종양감축수술과 함께 복강내 온열항암요법(HIPEC)을 병행하기도 하지만, 이는 암종과 퍼진 정도, 전신 상태를 까다롭게 따져 선택하는 영역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적극적 치료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퍼진 범위가 넓거나 다른 장기에도 전이가 있으면 수술의 이득보다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료진은 영상검사와 복강경 확인, 전신 컨디션 등을 종합해 사람마다 다른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니 '복막전이는 곧 끝'이라고 미리 단정하기보다, 내 경우의 암종과 범위, 가능한 선택지를 주치의와 구체적으로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같은 4기라도 길은 하나가 아니며, 정보를 정확히 아는 것이 막연한 불안을 줄이는 첫걸음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실제 치료 방향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