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 어려운 진행성 위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무엇을 먹어야 하나'보다 '먹고 싶은 걸 먹어도 되나'가 더 큰 고민이 되곤 합니다. 입맛이 비교적 유지될 때는 튀김, 탕수육, 갈비탕처럼 평소 좋아하던 음식이 더 당기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치료 중 식사의 큰 원칙은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섭취하는 것'이며, 특정 음식을 완전히 금지하기보다 빈도와 조리 방식, 위생을 조절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영양 상담에서 흔히 듣는 '날것과 직화구이만 빼고 드세요'라는 말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회·육회·덜 익힌 달걀 같은 날것은 항암으로 면역(immunity)이 떨어진 시기에 식중독과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직화구이는 고기가 불에 직접 닿으며 타는 부분에서 생기는 물질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일상적으로 자주 먹는 것을 권하지 않을 뿐, 어쩌다 한 번이 곧바로 해롭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튀김이나 기름진 음식도 마찬가지로, 소화가 부담되지 않고 설사·구역이 심하지 않다면 가끔 즐기는 정도는 대개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 위 기능이 약해진 분은 기름지고 양 많은 음식 뒤에 더부룩함·설사·구역이 생길 수 있으니 소량씩 나눠 드시고 몸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갈비탕·삼계탕처럼 한약재나 인삼·홍삼이 들어간 외식 메뉴는 한 번쯤 멈춰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 약재나 건강보조식품은 항암제의 대사에 영향을 주어 약효나 부작용을 바꿀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 종류와 양을 알 수 없는 외부 음식이라면 담당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미리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실천 요령을 정리하면, 가능한 한 갓 조리해 따뜻한 음식을 먹고, 외식 시에는 충분히 익힌 메뉴를 고르며, 손위생과 식기 관리를 신경 씁니다. 체중이 줄거나 먹는 양이 계속 부족하면 죄책감 없이 좋아하는 음식으로라도 열량을 채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무엇보다 입맛이 유지될 때 잘 드시는 것 자체가 치료를 견디는 힘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드시는 음식·건강보조식품·한약재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은 담당 의료진이나 임상영양사, 약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