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오래 간병하다 보면 어느 날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낼 때가 있습니다. 기차나 터널처럼 닫힌 공간에 들어선 순간 가슴이 뛰고, 숨이 막히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면서 '이러다 큰일 나겠다'는 공포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경험입니다. 평소 이런 일이 전혀 없던 사람에게도 찾아올 수 있어 더 당황스럽습니다. 이런 증상은 흔히 공황발작(panic attack)이라고 부르는 급성 불안 반응일 수 있습니다.
공황발작은 실제로 위험한 상황이 아닌데도 몸의 경보 장치가 갑자기 켜지는 현상입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가빠지고, 손발이 저리거나 어지럽고, 곧 쓰러지거나 죽을 것 같은 강한 두려움이 함께 옵니다. 보통 몇 분 안에 정점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검사를 해도 심장이나 폐에 뚜렷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마음의 문제일 뿐'이라며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닙니다.
오랜 간병은 이런 반응이 나타나기 쉬운 토양을 만듭니다. 매일 환자의 상태와 검사 수치를 확인하고,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긴장 속에 지내며, 정작 자신의 끼니와 잠은 뒤로 미루는 시간이 쌓입니다. 게다가 관계가 복잡했던 가족을 돌볼 때는 미안함, 서운함, 책임감, 죄책감이 한꺼번에 밀려와 마음의 부담이 더 커집니다. 몸은 그 긴장을 어딘가에서 풀어내려 하고, 그것이 어느 순간 발작이라는 형태로 터져 나오기도 합니다.
증상이 시작되면 우선 '지금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스스로에게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더 길게 내쉬며, 발이 바닥에 닿는 느낌이나 눈에 보이는 사물에 주의를 돌려보세요. 창문을 열거나 잠시 사람이 적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이런 대처는 순간을 넘기기 위한 방법일 뿐, 반복된다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가슴 통증이 심하거나 처음 겪는 강한 증상이라면 심장 질환 등 다른 원인과 구분하기 위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후에도 발작이 되풀이되거나 '또 그럴까 봐' 외출이나 이동을 피하게 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나 가까운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상담, 호흡·이완 훈련, 필요 시 약물 등 도움받을 방법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돌보는 사람 자신도 돌봄이 필요한 대상이라는 점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간병을 잠시 다른 가족이나 돌봄 서비스와 나누는 것은 회피가 아니라 오래 버티기 위한 현명한 선택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에 지장을 준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