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을 많이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뒤에는 변이 묽어지고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크게 늘어나는 시기가 옵니다. 이때 항문과 엉덩이 사이, 이른바 회음부 피부가 변과 수분에 반복적으로 닿으면서 빨갛게 헐거나 따갑고, 시간이 지나면 거뭇하게 착색되기도 합니다. 이를 흔히 '습기·배설물 관련 피부염(incontinence-associated dermatitis, IAD)'이라고 부릅니다. 부끄러워 혼자 참는 분이 많지만, 원리만 이해하면 집에서 충분히 누그러뜨릴 수 있는 흔한 문제입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자극을 빨리 닦되 세게 문지르지 않는 것입니다. 배변 후에는 거친 휴지로 비비기보다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헹구거나, 향과 알코올이 없는 부드러운 물티슈로 눌러 닦는 편이 좋습니다. 둘째, 물기를 말린 뒤 '피부 보호막'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산화아연(zinc oxide)이나 바셀린 계열, 또는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피부 보호 크림을 얇게 발라 변과 피부가 직접 닿지 않게 막아 줍니다. 셋째, 통풍입니다. 꽉 끼는 속옷보다 통기가 잘 되는 면 소재를 쓰고, 가능할 때 잠시 말리는 시간을 두면 회복이 빨라집니다.
묽은 변 자체를 줄이는 것도 피부를 지키는 길입니다.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 조금씩 자주 나눠 먹고, 카페인·기름진 음식·매운 음식·당알코올이 든 무설탕 식품처럼 장을 자극하는 것은 줄여 봅니다. 수분은 충분히 마시되, 의료진이 처방한 지사제나 식이섬유 보충제가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신호가 있으면 그냥 두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피부가 진물이 나거나 하얗게 짓무를 때, 통증·열감이 심해지거나 고름·악취가 날 때, 곰팡이성 감염이 의심되는 가렵고 붉은 발진이 번질 때입니다. 상처·장루 전문 간호사나 담당 의료진은 피부 보호막 제품, 보호 필름, 적절한 연고를 상태에 맞게 안내해 줄 수 있습니다. 착색은 염증이 가라앉은 뒤 서서히 옅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조급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