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를 시작한 첫 주는 몸이 가장 크게 출렁이는 시기입니다. 주사를 맞은 당일이나 다음 날은 비교적 견딜 만하다가, 사흘째쯤부터 구역(nausea)과 구토(vomiting)가 심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어떤 약은 투여 직후 몇 시간 안에 증상을 일으키고, 어떤 약은 하루 이틀 지나 늦게 나타나는 '지연성 구토'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하고 버티다가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장 곤란한 상황은 먹는 약이나 물조차 곧바로 토해버리는 경우입니다. 메스꺼움을 가라앉히는 약(항구토제)을 먹어도 5분 만에 게워내면 약효가 충분히 흡수되지 못합니다. 이럴 때는 같은 약을 먹는 형태로만 고집하기보다, 주사제나 좌약처럼 입을 거치지 않는 방법, 또는 정해진 시간에 미리 먹는 '예방적 복용'으로 바꾸는 조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변경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토하는 양상과 횟수, 마지막으로 약을 삼킨 시각을 기록해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의 시작입니다.
구토가 반복되면 가장 먼저 걱정해야 할 것은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입니다. 소변 양이 눈에 띄게 줄거나 색이 진해지고, 입안이 마르며, 일어설 때 어지럽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은 몸의 수분과 염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며칠 사이 체중이 빠르게 줄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물을 한 번에 많이 마시면 오히려 위가 자극받아 다시 토하기 쉬우니, 한 모금씩 자주,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물·이온음료·맑은 국물을 조금씩 나눠 마시는 편이 부담이 적습니다.
입으로 도저히 수분을 유지할 수 없을 때는 참지 말고 병원을 찾아 수액과 주사 항구토제로 고비를 넘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차가운 음식이나 신맛이 덜한 부드러운 음식, 생강차처럼 속을 달래는 음식이 도움이 되는 분도 있지만 사람마다 다르므로, 잘 받는 음식을 조금씩 찾아가면 됩니다. 손발이 시리거나 찬물에 목이 따끔한 느낌은 일부 항암제의 신경 관련 부작용일 수 있어 따로 살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가능한 한 빨리 의료진에게 연락하세요. 하루 종일 물조차 넘기지 못할 때, 24시간 이상 소변을 거의 보지 못할 때, 열이 나거나 토사물에 피·검은색이 섞일 때, 심한 어지럼이나 의식이 흐려지는 느낌이 있을 때입니다. 첫 항암의 부작용은 다음 치료 때 약 용량이나 항구토 처방을 미리 조정하는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혼자 견디려 하지 말고, 겪고 있는 증상을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더 나은 치료로 가는 길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의 원인과 대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실제 약 조정이나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