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에서 시작된 암이 간이랑 쇄골 쪽 림프절까지 번졌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머릿속이 하얘진다는 게 그런 거구나 싶었어요. 그래도 손 놓고 있을 순 없으니까, 일단 항암부터 시작했습니다. 여섯 번. 길었습니다.

그 고비를 넘기고 나서 간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고, 대장은 복강경으로 들어갔어요. 수술 자체보다 그 이후가 더 힘들더라고요. 입맛이 뚝 떨어져서 뭘 넘기질 못하니까 보는 사람 속이 다 타들어 갔습니다. 한동안은 정말 한 숟갈 뜨는 것도 일이었어요.

지금은요, 수액을 옆에 두고 보조로 맞으면서 먹는 양을 아주 조금씩 늘려가고 있습니다. 어제보다 오늘 한 입 더, 그런 식으로요. 빠르진 않아도 분명히 나아지고 있다는 게 느껴지니 그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제일 마음 놓였던 건 떼어낸 조직 검사 결과였어요. 암이 안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 듣고 온 식구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숨을 좀 돌렸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들뜨진 않습니다. 방심하면 안 된다는 거, 이 병 겪어본 분들은 다 아실 테니까요.

막막할 때마다 같은 길 걷는 분들이 남긴 글을 참 많이 찾아봤습니다. 궁금한 게 생기면 묻고, 따뜻한 말 한마디에 또 하루를 버티고. 그 덕에 우리 가족 다 같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받은 기운, 저도 누군가에게 돌려드리며 가고 싶어요.

지금 한창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이 있다면,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다만 치료 방향은 꼭 주치의와 상의하시고요, 제 이야기는 그냥 옆에서 같이 겪은 한 사람의 기록 정도로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