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이 진행돼 항암을 시작한 뒤로 가장 무섭다고들 하는 게 사실 항암 그 자체보다 "먹질 못하는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첫 항암 들어가기 전부터 통증이 심해 응급실에서 진통제를 맞고 겨우 자리를 잡는 분들도 적지 않고요. 막상 약을 맞기 시작하면 오한이 확 올라와 한참을 떨다가 몇 시간 만에 겨우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일도 흔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에요. 입맛이 사라지고, 건더기가 든 음식은 도무지 넘어가지 않고, 영양음료나 미음으로만 버티다 보면 체중이 무섭게 빠집니다.

73킬로였던 분이 두어 주 만에 56킬로까지 떨어졌다는 이야기, 드물지 않습니다. 그렇게 기력이 바닥나면 2차 병원이나 가까운 종합병원에 입원해서 단백질 영양수액이며 비타민 주사를 며칠 맞게 되는데, 그러면 한두 키로 다시 붙고 기운도 도는 게 눈에 보입니다. 근데 좀 살 만하다 싶으면 또 퇴원하라는 말이 나오죠. 집에 와서 미음 200그램에 영양음료 챙겨 먹고 짧게라도 걷기 운동을 해봐도, 며칠 지나면 도로 빠져 있는 걸 보면 그 심란함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런 시기엔 통증이 잘 잡혀 있느냐가 의외로 중요합니다. 마약성 진통 패치를 붙이고 통증이 가라앉으면 컨디션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도 살은 계속 빠질 수 있거든요. 통증이 없다고 잘 먹고 있는 게 아니라, 먹는 양 자체가 워낙 적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통증 관리"와 "영양 관리"는 따로 떼어 생각하기보다 같이 챙겨야 하는 한 묶음이라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가장 많이 헷갈려 하시는 게 항암 사이사이 어디서 몸을 추스르느냐예요. 큰 종합병원은 보통 입원 기간이 짧습니다. 영양수액 며칠 맞고 어느 정도 회복되면 침상을 비워야 하니 5~6일쯤 되면 퇴원 얘기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반대로 요양병원은 좀 더 길게 머물면서 영양수액과 통증 관리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항암 부작용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응급 상황이 생겼을 때 즉각 대응되는 곳은 아무래도 항암을 진행하는 대학·종합병원 쪽이라, 한쪽만 정답이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는 항암은 다니던 큰 병원에서 받고, 그사이 회복은 영양·통증 관리가 되는 요양병원에서 채우는 식으로 두 곳을 오가며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양병원을 고르실 때는 단백질 영양수액을 충분히 줄 수 있는지, 마약성 진통제 처방과 조절이 원활한지, 그리고 무엇보다 다니는 항암 병원과 진료 정보를 잘 주고받는지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그게 안 맞으면 옮겨 다니는 동안 환자만 더 힘들어집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체중이 자꾸 빠지는 건 단순히 "덜 먹어서"만은 아니라 병 자체가 몸을 갉아먹는 영향도 큽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담당 의료진에게 영양집중지원팀(영양상담) 연결을 요청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여기 적은 내용은 비슷한 길을 걷는 분들의 경험을 정리한 것일 뿐이라, 실제 입원·요양 결정은 꼭 주치의와 상의해서 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