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소식이 뜸했습니다. 안 그러려고 했는데, 막상 하루가 쏟아지듯 지나가면 펜을 들 틈이 없더라고요. 조용해지면 이쪽 사정이 어떤가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압니다. 그 마음이 고마워서, 늦었지만 이렇게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며칠 전 밤에 혈뇨가 비쳐 급히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밤새 방광을 세척하며 꼬박 날을 새웠지요. 혈전을 막으려고 오래 약을 써 온 데다, 직전에 받은 방사선 치료까지 겹친 모양입니다. 어느 한 가지를 콕 집어 원인이라 말하긴 어렵다고 하더군요. 몸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한쪽을 다독이면 다른 쪽이 삐걱대고, 그걸 또 손보면 처음 자리가 다시 흔들리고요.

특히 신경 쓰이는 건 약을 바꿀 때입니다. 수술 뒤로 줄곧 쓰던 혈전 예방약을 멈추고 다른 항응고제로 갈아타기로 했는데, 이런 순간이면 늘 마음을 단단히 먹게 됩니다. 약 하나 바뀐다고 별일 있겠나 싶다가도, 그 틈에 예상 못 한 일이 끼어들 수 있다는 걸 이미 여러 번 겪었으니까요. 그래서 미리 대비를 합니다. 무슨 일이 와도 당황하지 않으려고요.

사실 곁을 지키다 보면 별것 아닌 변화에도 가슴이 철렁합니다. 색이 조금 달라진 소변, 평소보다 처진 표정, 식사량이 줄어든 하루. 그런 신호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쌓이다 보니, 어느새 작은 기색도 놓치지 않으려 눈이 예민해지더군요. 피곤하지만, 그게 또 지금 우리가 함께 견디는 방식인가 봅니다.

그래도 이렇게 한 고비 넘기고 나면 별것 아닌 일에 웃게 됩니다. 응급실 침대 옆에서 나눈 시답잖은 농담, 동이 트는 창밖을 같이 바라본 그 잠깐. 끝이 정해진 시간이라는 걸 알기에 오히려 오늘 하루가 더 또렷하게 남습니다. 다음에는 더 자주, 더 가벼운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여기 적은 건 한 사람의 경험담일 뿐이니, 약을 바꾸거나 새 증상이 보이면 꼭 담당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