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을 받고 나면 몸이 차차 자리를 잡습니다. 식사량도 조금씩 늘고, 체중도 어느 선에서 멈추고요. 그런데 막상 수술 1년, 2년이 지난 어느 시점에 갑자기 기운이 쭉 빠지고 계단만 올라도 숨이 찬다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검사를 해보면 빈혈이거나, 비타민B12가 바닥을 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이건 회복이 잘 안 된 게 아니라, 위라는 장기가 빠진 자리에서 천천히 드러나는 변화입니다.

위는 단순히 음식을 담는 주머니가 아닙니다. 위벽에서 나오는 위산은 음식 속 철분을 몸이 흡수하기 좋은 형태로 바꿔주고, 또 '내인자'라는 단백질을 만들어 비타민B12가 장에서 흡수되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니 위를 부분 또는 전부 들어내면 이 두 가지 통로가 약해지거나 끊깁니다. 철분 부족은 보통 수술 후 몇 달에서 1년 안에 빈혈로 나타나고, B12는 우리 몸에 몇 년치 저장량이 있다 보니 한참 뒤에야 고갈되면서 증상을 냅니다. 그래서 "이제 다 나았는데 왜 이러지" 싶은 시점에 문제가 불거지는 거죠.

증상이 애매한 게 또 골치입니다. 그냥 나이 탓, 피곤한 탓으로 넘기기 쉽거든요. 철분이 모자라면 얼굴이 창백해지고 쉽게 지치고, 손톱이 잘 부서지기도 합니다. B12가 부족해지면 여기에 더해 혀가 화끈거리거나, 손발이 저릿하고 감각이 둔해지는 신경 증상이 끼어듭니다. 이 신경 쪽 손상은 오래 방치하면 회복이 더딘 편이라, 막연히 견디기보다 한 번쯤 피검사로 확인해보는 게 마음 편합니다.

관리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철분은 살코기, 간, 달걀노른자, 시금치 같은 음식으로 챙기되, 비타민C가 많은 채소나 과일을 곁들이면 흡수가 좋아집니다. 반대로 식사 직후 진한 커피나 차는 철분 흡수를 방해하니 조금 텀을 두는 게 낫고요. 다만 위 수술을 한 분은 음식만으로 따라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부족분을 철분제로 보충하게 됩니다. B12는 입으로 먹는 보충제가 잘 안 들을 수 있어서, 주기적으로 주사로 맞는 방식을 쓰는 분이 많습니다. 한 번 맞고 끝이 아니라, 몸 상태를 보며 몇 달 간격으로 이어가는 경우가 흔해요.

무엇보다 핵심은 정기적인 피검사입니다. 증상이 나오기 전에 수치로 먼저 잡아내면 그만큼 가볍게 넘어갈 수 있거든요. 수술 후에는 보통 정해진 일정으로 헤모글로빈, 페리틴(철 저장량), 비타민B12 같은 항목을 같이 봅니다. 검사 결과지에 이 항목들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추이를 챙겨보세요. 떨어지는 흐름이 보이면 일찍 손을 쓸 수 있으니까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일 뿐이라, 보충 용량이나 주사 간격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본인 수치와 증상은 꼭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서 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