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항암 치료에 자주 쓰이는 옥살리플라틴을 맞고 나서 "손끝이 찌릿하다", "찬물에 손을 댔는데 전기가 통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게 바로 말초신경병증이라는 부작용인데, 약이 신경에 영향을 주면서 생긴다. 처음 겪으면 덜컥 겁이 나기 마련이지만, 미리 어떤 증상인지 알고 대처법을 챙겨두면 한결 견디기 수월하다.

증상은 크게 두 갈래로 온다. 하나는 주사를 맞고 며칠 안에 나타나는 급성 증상이다.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면 목이 조이는 느낌, 냉장고에서 꺼낸 캔을 잡았을 때 손가락이 찌릿한 통증, 찬물을 마시다 목이 뻐근해지는 것. 이런 건 며칠 지나면 대개 가라앉는다. 다른 하나는 치료가 누적되면서 서서히 쌓이는 만성 증상이다. 손발의 감각이 둔해지고, 단추를 잠그거나 동전을 집는 자잘한 손동작이 어색해진다. 심해지면 걸을 때 발바닥에 솜을 댄 듯 둔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급성 증상을 줄이는 건 의외로 단순하다. 한마디로 "차가운 걸 피하라"다. 항암 치료를 전후한 며칠은 찬물 대신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물을 마시고, 얼음이 든 음료는 잠시 멀리한다. 외출할 때 장갑을 챙기고, 냉장고나 냉동실을 열 때도 장갑을 끼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추운 계절이라면 목도리로 목을 감싸고, 찬 바람이 얼굴에 바로 닿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그 불쾌한 조임이 꽤 덜해진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막상 해보면 차이가 크다.

만성 증상은 한 번 자리 잡으면 회복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변화를 그때그때 의료진에게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번보다 발 감각이 더 무뎌졌어요", "이번엔 단추 잠그기가 힘들었어요" 같은 구체적인 표현이 좋다. 신경 손상 정도에 따라 약 용량을 조절하거나 일정 기간 쉬어 가는 결정을 할 수 있는데, 이건 의료진이 증상의 무게를 정확히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참고 넘기다가 증상이 굳어버리면 오히려 손해다.

생활 속에서 손발을 보호하는 것도 잊지 말자. 감각이 둔하면 뜨거운 물에 데거나 모서리에 부딪혀도 알아채기 어렵다. 목욕물 온도는 손이 아니라 팔꿈치나 온도계로 확인하고, 맨발보다는 양말이나 슬리퍼를 신어 발을 지킨다. 미지근한 물에 손발을 담그거나 부드럽게 주물러 주면 혈액순환에도, 기분에도 좋다. 균형 감각이 떨어진 듯하면 무리한 운동보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천천히 걷기부터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

이런 증상은 치료가 끝나고 몇 달에 걸쳐 천천히 나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사람마다 회복 속도가 다르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그렇다고 혼자 끙끙 앓지도 말자. 작은 변화라도 진료실에서 편하게 꺼내 놓는 게 가장 든든한 관리법이다. 여기 적은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일 뿐이니, 본인 상태에 맞는 판단은 꼭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면서 정해 나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