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을 보다가 색이 붉거나 핏기가 비치면 누구나 놀란다. 그런데 방광암에서 나타나는 혈뇨는 아프지 않은 경우가 많아 오히려 방심하기 쉽다. 통증이 없으니 잠깐 그러다 말겠지 싶어 넘기는 것이다. 하지만 통증 없는 혈뇨야말로 방광암이 보내는 가장 흔한 첫 신호다.
혈뇨는 눈으로 빨갛게 보이는 경우도 있고, 색은 멀쩡한데 소변검사에서 적혈구가 나오는 식으로 잡히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건, 한 번 비쳤다가 며칠 뒤 멀쩡해졌다고 해서 안심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방광암의 혈뇨는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일이 흔해서, 멈췄다는 것이 나았다는 뜻은 아니다. 한 번이라도 또렷한 혈뇨가 있었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맞다.
진단은 보통 몇 단계를 거친다. 먼저 소변검사로 피와 염증, 암세포 여부를 보고, 초음파나 CT로 방광과 신장, 요관을 살핀다. 그리고 핵심은 방광내시경이다. 가느다란 내시경을 요도로 넣어 방광 안쪽을 직접 들여다보는 검사로, 혹이 있는지 위치와 모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의심되는 부위가 보이면 조직을 떼어 암 여부와 침범 깊이를 확인한다.
치료의 큰 갈림길은 암이 방광 안쪽 점막에 머물러 있느냐, 아니면 근육층까지 파고들었느냐다. 점막에 국한된 표재성 방광암은 요도를 통해 내시경으로 혹을 깎아내는 경요도 절제술이 기본이다. 흉터를 남기는 큰 수술 없이 제거가 가능하다는 점이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다만 표재성 방광암은 재발이 잦은 편이라, 절제 후에도 끝이 아니다. 재발과 진행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방광 안에 BCG나 항암제를 직접 넣는 방광 내 주입치료를 이어가기도 하고, 일정 간격으로 방광내시경을 반복해 새로 생기는 혹이 없는지 추적한다. 이 정기 추적이 방광암 관리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근육층까지 침범한 경우에는 방광을 들어내는 큰 수술이나 항암·방사선을 조합한 치료를 고려한다. 어디까지 진행됐는지에 따라 치료의 강도와 방식이 크게 달라지므로, 조직검사와 영상 결과를 토대로 한 정확한 병기 확인이 먼저다.
흡연은 방광암의 가장 잘 알려진 위험요인이라, 진단을 받았다면 금연이 치료의 일부가 된다. 무엇보다 혈뇨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 그리고 치료 후에도 추적 일정을 빠뜨리지 않는 것이 방광암과 잘 지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쉽게 전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