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를 받는 동안 새로 생긴 통증은 대개 가장 두려운 쪽으로 먼저 해석됩니다. 어깨가 결리면 뼈를, 배가 아프면 장을, 머리가 아프면 뇌를 떠올리게 되지요. 그런데 실제로는 통증의 출처가 종양과 전혀 다른 곳에서 발견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한쪽 귀가 먹먹하고 욱신거려 병이 진행됐다고 확신했는데, 고막 안쪽에 물이 고여 있었던 경우가 그런 예입니다.
먼저 정리해 둘 것이 있습니다. 치료 중간에 찍는 영상 검사는 정해진 부위를, 정해진 시점에, 이전 영상과 비교해서 보는 검사입니다. 그래서 크기 변화가 없다는 판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일 뿐, 지금 느끼는 모든 증상의 원인까지 설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좋은 결과를 들은 날에도 증상이 남아 있다면 원인을 찾는 일은 별도로 이어져야 하고, 반대로 영상이 안정적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새 증상을 그냥 넘길 이유도 없습니다.
귀에 물이 찬다는 표현은 대개 고막 안쪽 공간(중이)에 액체가 고이는 삼출성 중이염(otitis media with effusion)을 가리킵니다. 중이는 코 뒤쪽 공간과 이관(유스타키오관, eustachian tube)이라는 가는 통로로 이어져 있고, 이 관이 열렸다 닫히며 압력을 맞추고 공기를 갈아 줍니다. 감기·비염·부비동염 뒤 점막이 부어 통로가 잘 열리지 않으면 중이 안이 음압이 되면서 액체가 고입니다. 알레르기, 급격한 기압 변화, 위산 역류 증상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암 치료를 받는 상황에서는 갈래가 몇 가지 더 붙습니다. 두경부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았다면 이관 주변 점막이 붓거나 시간이 지나며 굳어 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코 뒤 공간(비인두, nasopharynx) 가까이에 병변이 있으면 이관 입구가 눌릴 수 있습니다. 항암치료 중에는 점막 손상과 면역 저하로 상기도 감염이 잦아지고 그 여파로 중이에 물이 고이기도 합니다. 특히 어른에게서 한쪽 귀에만 삼출액이 계속 있을 때 이비인후과에서 코 뒤 공간을 직접 확인하자고 권하는 것은, 이 자리를 눈으로 보고 넘어가기 위해서입니다. 협진 권유 자체가 나쁜 소식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진료 전에 정리해 두면 짧은 외래가 달라집니다. 언제부터인지, 한쪽인지 양쪽인지, 잘 안 들리는 느낌·이명·어지럼·자기 목소리가 울리는 느낌이 함께 있는지, 코막힘이나 코피·목의 멍울이 있는지, 최근 감기나 비행기·잠수 이력이 있는지, 열이 있었는지, 그리고 현재 쓰는 약과 마지막 항암 날짜를 적어 가면 좋습니다. 해열·진통제를 먹고 잰 체온은 다르게 읽히므로 복용 시각도 함께 적어 둡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대개 고막을 직접 보고(이경검사, otoscopy), 고막이 움직이는 정도를 재고(고막운동성검사, tympanometry), 청력검사(audiometry)를 합니다. 필요하면 가는 내시경으로 코 뒤 공간을 확인하거나 영상 검사를 추가합니다. 이후 방향은 원인과 지속 기간, 청력 저하 정도, 지금 받는 치료 일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항생제가 늘 필요한 것도 아니며, 오래가면 고막에 작은 환기관(tympanostomy tube)을 두는 방법을 상의하기도 합니다. 항암 중이라면 혈소판·호중구 수치가 낮은 시기와 겹치는지도 함께 확인하게 됩니다.
다만 다음은 다음 외래를 기다리지 말고 알려야 하는 신호입니다. 열과 함께 통증이 심해질 때, 갑자기 잘 들리지 않을 때, 심한 어지럼과 구토가 있을 때, 한쪽 얼굴에 힘이 빠지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을 때, 귀에서 고름이나 피가 나올 때, 귀 뒤쪽이 붓고 아플 때입니다. 특히 항암 후 호중구가 낮아지는 시기의 발열은 그 자체로 바로 연락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과를 기다리는 며칠은 실제 시간보다 훨씬 길게 느껴집니다. 그 시간을 통과해 안도가 찾아오면, 몸에 남아 있던 증상은 뒤로 밀리기 쉽습니다. 원인을 끝까지 확인해 두는 일은 지금의 불편을 줄이는 동시에, 다음에 비슷한 증상이 왔을 때 덜 흔들리기 위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증상이 시작된 날짜와 경과를 짧게라도 적어 두면 다음 진료에서 가장 쓸모 있는 자료가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의 원인과 필요한 검사·치료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실제 판단과 결정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