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 장루(permanent stoma)를 오래 지내오신 분들 중에는 '이제 붙이는 건 눈 감고도 한다'고 할 만큼 손에 익은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병이 진행되면서 식사량이 줄고 몸무게가 빠르게 빠지기 시작하면, 어느 날부터 갑자기 판이 뜨고 하루가 멀다 하고 새기 시작하는 일이 있습니다. 돌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잘못 붙였나' 싶어 자책하기 쉽지만, 이럴 때 달라진 것은 손기술이 아니라 배 위의 지형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장루판은 평평하고 탄탄한 피부 위에 붙을 때 가장 잘 유지됩니다. 체중이 줄면 복벽의 피하지방이 얇아지고 피부 탄력이 떨어지면서, 그전에는 없던 주름과 골이 장루 둘레에 생깁니다. 이 주름을 따라 배설물이 스며들면 아무리 세게 눌러 붙여도 몇 시간 만에 들뜹니다. 또 살이 빠지면 장루가 상대적으로 배 안쪽으로 내려앉은 것처럼 보이는 함몰 장루(retracted stoma) 형태가 되기도 하는데, 이때는 배설물이 판 밑으로 곧장 흘러들어 가기 쉽습니다.
이런 변화에는 제품을 바꾸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응입니다. 평평한 판 대신 가운데가 볼록하게 튀어나와 장루 둘레를 밀어 올려주는 볼록형 판(convex baseplate), 주름과 골을 메워 평평하게 만들어 주는 피부보호 링·페이스트, 판을 몸 쪽으로 잡아주는 장루 벨트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다만 볼록형 판은 장루 모양과 피부 상태에 따라 오히려 눌림이나 궤양을 만들 수 있어, 임의로 고르기보다 장루전문간호사(WOC nurse)나 담당 의료진과 한 번 상의해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먹는 양이 줄면 배설물의 성질도 달라집니다. 양은 줄지만 묽어져 새기 쉬워지고, 소장 쪽 장루라면 소화액 성분 때문에 피부 자극이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거의 드시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면 배출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도 합니다. 이 자체는 병의 경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화지만, 배출이 완전히 멈추면서 배가 팽팽해지고 구역·구토, 복통이 함께 올 때는 장 막힘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루지 말고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에 가장 지켜야 할 것은 사실 '완벽한 부착'이 아니라 장루 주변 피부입니다. 한 번 헐어 진물이 나기 시작하면 판이 더 안 붙고, 안 붙으니 더 자주 떼게 되고, 떼는 과정에서 피부가 더 상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판을 뗄 때는 잡아당기지 말고 한 손으로 피부를 눌러 고정한 채 천천히 밀어내듯 떼고, 필요하면 접착제거제(리무버)를 씁니다. 씻은 뒤에는 완전히 말리고, 로션이나 물티슈의 유분은 부착을 방해하니 피합니다.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새는 자리도 달라집니다. 앉거나 서 있을 때는 괜찮던 판이 옆으로 누우면 눌려 새기도 하고, 밤새 주머니가 차서 무게 때문에 떨어지기도 합니다. 눕는 자세에서 배 모양을 한번 확인해 어느 쪽에 골이 생기는지 보고, 밤에는 주머니를 미리 비우거나 용량이 큰 야간용 주머니를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교체 자체를 몸 상태에 맞춰 조정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기운이 가장 좋은 시간대에, 준비물을 미리 다 꺼내 놓고 짧게 끝내는 것이 좋습니다. 새고 나서 급하게 바꾸는 일이 반복되면 환자도 보호자도 지치므로, 새기 전에 정해진 주기로 미리 교체하는 편이 오히려 부담이 적습니다. 체력이 떨어진 분에게는 여러 부속품을 겹겹이 쓰는 방식보다 단계가 적고 빨리 끝나는 방식이 더 맞을 수 있습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껴질 때는 도움을 청할 수 있는 통로가 있습니다. 다니시던 병원의 장루 상담·교육 창구, 지역 기관의 방문간호 서비스, 완화의료팀 상담 등에서 장루 관리 방법을 다시 점검받거나 집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제공 여부와 조건은 병원과 지역마다 다르므로, 담당 의료진이나 사회복지팀에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장루가 평소와 달리 검붉거나 창백해질 때, 장루에서 계속 피가 날 때, 장루 주변 피부가 깊게 헐거나 심한 통증이 있을 때, 장루가 눈에 띄게 밖으로 빠져나오거나 안으로 말려 들어갈 때는 바로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 시기의 장루 돌봄은 목표를 다시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완벽하게 관리하는 것보다, 피부가 아프지 않고 냄새 걱정 없이 편안히 지내시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가 됩니다. 자주 새는 것이 관리의 실패가 아니라 몸이 달라진 신호라는 것을 알면, 돌보는 사람의 마음도 조금은 덜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장루 상태나 사용하는 제품, 새로 생긴 증상에 대해서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이나 장루전문간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