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에 변 색깔이 평소와 달라지면 누구나 덜컥 겁이 납니다. 특히 검게 보이거나 짙은 녹색을 띠면 '혹시 속에서 피가 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퇴원 후 복용하는 약, 특히 철분제(iron supplement)는 변 색을 어둡게 바꾸는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몸에 흡수되지 않고 장을 통과한 철분이 소화 과정에서 산화되면서 변이 짙은 녹색이나 검은색에 가깝게 보일 수 있습니다.
철분제로 인한 색 변화는 약을 먹는 동안 계속 이어질 수 있고, 사람에 따라 몇 주가 지나도 그대로일 수 있습니다. 수술 뒤 빈혈(anemia)을 보충하려고 철분제를 처방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나타나는 어두운 변은 대부분 약 때문이며 그 자체로 위험한 신호는 아닙니다. 색이 균일하게 짙고, 배가 아프거나 어지럽지 않으며, 변에 붉은 피가 섞이지 않는다면 대개 지켜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주의해서 구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위나 소장처럼 윗쪽 소화관에서 피가 나면 그 피가 소화되면서 변이 새까맣고 끈적하며 특유의 비린 냄새가 나는 '흑색변(멜레나, melena)'이 될 수 있습니다. 철분제로 인한 검은 변은 대개 냄새가 심하지 않고 끈적임이 덜한 편이지만, 색만으로 둘을 확실히 가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색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 다른 신호를 같이 살펴야 합니다.
병원에 알려야 할 신호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변이 타르처럼 새까맣고 끈적이면서 갑자기 심해질 때, 붉은 선홍색 피가 비치거나 덩어리져 나올 때, 어지럼·식은땀·가슴 두근거림·기운 없음이 함께 올 때, 배가 아프거나 열이 날 때입니다. 이런 증상은 출혈이나 다른 문제를 시사할 수 있어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의료진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는, 지금 먹는 약을 목록으로 정리해 두고 특히 철분제 복용 시작일과 변 색이 바뀐 시점을 함께 기록해 두는 것이 있습니다. 진료 때 이 기록을 보여 주면 약 때문인지 다른 원인인지 가늠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철분제는 속쓰림이나 변비, 메스꺼움을 일으키기도 하므로 복용이 힘들면 임의로 끊기보다 복용 시간이나 용량 조절을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개개인의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변 색 변화가 걱정되거나 위에서 말한 신호가 나타나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