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를 받는 동안 피부는 평소보다 훨씬 약해지기 쉽습니다. 나이가 들며 얇아진 피부, 영양 상태의 변화, 일부 약물(스테로이드 등)의 영향, 그리고 반복되는 검사와 처치가 겹치면 피부의 가장 바깥층이 얇고 예민해집니다. 이런 상태에서 파스나 반창고, 각종 의료용 테이프를 붙였다 뗄 때 표피가 함께 벗겨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접착 제품을 떼는 과정에서 피부가 손상되는 것을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용 접착제 관련 피부 손상(medical adhesive-related skin injury, MARSI)'이라고 부릅니다. 껍질이 벗겨지거나, 물집이 잡히거나, 붉게 짓무르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 통증과 감염 위험을 함께 높이기도 합니다. 특히 같은 자리에 반복해서 붙이면 손상이 더 잘 생깁니다.
이런 손상을 줄이기 위해 '피부보호막(barrier film)'이라 부르는 제품군이 쓰입니다. 피부 위에 얇은 보호막을 만들어 접착제가 피부에 직접 달라붙는 힘을 줄여 주는 원리입니다. 스프레이형·티슈형 등 여러 형태가 있고 가격대도 제각각입니다. 성분과 사용법이 조금씩 다르므로, 지금 상태에 어떤 제품이 맞을지는 약사나 상처 전문 간호사,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고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정 제품 하나만이 정답은 아니며, 같은 목적의 다른 제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품에 앞서 도움이 되는 기본 원칙도 있습니다. 첫째, 뗄 때는 급히 잡아당기지 말고 한 손으로 피부를 눌러 받치면서 털이 난 방향으로 천천히 벗깁니다. 둘째, 붙이는 자리를 조금씩 바꿔 같은 피부가 계속 자극받지 않게 합니다. 셋째, 평소 보습을 충분히 하되 붙이기 직전에는 기름기가 남지 않도록 합니다. 넷째, 접착력이 약하거나 실리콘 성분의 부드러운 테이프를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파스를 붙이는 이유가 어깨 방사통이나 두통, 수면장애 같은 통증 조절이라면 '피부를 덜 상하게 하는 법'만큼이나 '통증 자체를 더 잘 다스리는 법'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먹는 진통제, 다른 제형, 통증의학과 상담 등 대안이 있을 수 있으니 담당 의료진에게 지금의 통증과 피부 상태를 함께 이야기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이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피부 손상, 통증 조절, 제품 선택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