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를 함께하는 모임에서는 제철 채소나 과일을 나누는 일이 흔합니다. 그중에서도 호박은 '수술 뒤 붓기를 빼 준다'는 이야기와 함께 자주 오가는 먹거리입니다. 실제로 호박은 영양 면에서 여러 장점이 있지만, 부종(edema)을 없애는 '약'처럼 기대하기보다는 어떤 도움을 주고 무엇은 어려운지를 나누어 아는 것이 좋습니다.

호박은 베타카로틴(beta-carotene)이 풍부해 몸속에서 비타민 A로 바뀌고, 식이섬유와 칼륨(potassium)도 넉넉합니다. 지방과 열량은 낮은 편이라 소화가 부담스러운 회복기에 죽이나 수프, 찜으로 먹기 좋습니다. 특히 위장관 수술 뒤 식사를 조심스럽게 늘려 가는 시기에는 부드럽게 익힌 호박이 목 넘김이 편하고 속을 편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붓기를 뺀다'는 말의 뿌리에는 칼륨의 가벼운 이뇨 작용이 있습니다. 칼륨은 몸속 나트륨(sodium) 균형을 돕기 때문에 짜게 먹어 생긴 일시적인 부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 수술 뒤 한쪽 팔·다리가 붓는 림프부종(lymphedema)이나, 심장·콩팥·간 기능이나 낮은 알부민(albumin) 때문에 온몸이 붓는 부종은 호박을 먹는다고 빠지지 않습니다. 이런 부종은 원인을 찾아 그에 맞게 관리해야 하므로, '호박물'에만 기대다 보면 정작 필요한 진료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호박에는 칼륨이 많아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칼륨 수치를 조절해야 하는 분은 양을 삼가야 할 수 있습니다. 또 단호박처럼 단맛이 강한 종류는 탄수화물과 당이 많아 혈당 관리가 필요한 분은 한 번에 많이 먹지 않는 편이 좋고, 조릴 때 설탕을 더 넣는 것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리하면, 호박은 회복기에 즐기기 좋은 든든하고 부드러운 음식이지만 부종을 치료하는 약은 아닙니다. 붓기가 갑자기 심해지거나, 한쪽 팔·다리만 붓거나, 숨이 차고 체중이 빠르게 늘어난다면 음식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인의 진료를 대체하지 않으니, 자신의 상태에 맞는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