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이나 직장을 잘라낸 뒤 한동안 장루(인공항문, stoma)를 사용하다가 장을 다시 이어 붙이는 '장루 복원(stoma reversal, 문합)' 수술을 받은 분들 중에는, 수술한 지 1~2년이 지나도 배변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루에 여러 번 화장실을 가거나, 변이 무르고 급하게 마렵거나, 조금씩 여러 번 나뉘어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는 개인의 잘못이나 관리 부족 때문이 아니라, 장의 저장 공간과 신경·근육이 수술로 달라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직장을 많이 절제한 경우에는 변을 잠시 모아두는 '저수지' 역할이 줄어들어, 자주·급하게·묽게 나오는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전방절제증후군(Low Anterior Resection Syndrome, LARS)이라고 부르며,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사람에 따라 오래 남기도 합니다.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 술, 카페인, 유당(우유·유제품), 인공감미료 등은 무른 변이나 급한 변의를 부추길 수 있습니다. 여행처럼 평소와 다른 식사(볶음·찌개·면류 등)를 하는 날 변이 더 무르게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와 관련이 있습니다. 무엇을 먹었을 때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며칠간 간단히 적어 두면, 나에게 맞는 음식과 조심할 음식을 스스로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상에서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는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 조금씩 자주 나눠 먹기, 천천히 꼭꼭 씹기, 수분을 여러 번 나눠 마시기, 되도록 규칙적인 배변 시간을 갖기 등이 있습니다. 증상이 심할 때는 의료진과 상의해 식이섬유 조절, 지사제, 골반저 근육 운동(바이오피드백) 같은 방법을 함께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전보다 갑자기 변이 심하게 잦아지거나, 검은색·붉은색 혈변, 심한 복통과 복부팽만, 열, 체중이 계속 빠지는 변화가 있다면 단순한 배변 습관 변화로만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치료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본인의 상태에 맞는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