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암 치료를 받다 보면 진료과가 둘, 셋으로 늘어나는 일이 흔합니다. 예를 들어 대장·직장 쪽을 보던 의료진과 별개로, 다른 증상 때문에 뇌신경외과나 다른 병원의 의료진을 함께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담당이 여럿'인 상태에서는 약국에서 파는 비타민제나 건강기능식품 한 알도 '먹어도 되는지'가 헷갈리기 쉽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한 번 확인하고 드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왜 그럴까요.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도 몸 안에서는 '성분'으로 작용합니다. 어떤 성분은 항암제나 표적치료제, 혈액을 묽게 하는 약(항응고제, anticoagulant)과 만나 약효를 높이거나 떨어뜨릴 수 있고, 간이나 콩팥(신장)에 부담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항산화(antioxidant) 성분처럼 일부 치료 시기에는 득실이 분명하지 않아 의료진이 권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몸에 좋다'고 알려진 제품이라도, 지금 받는 치료와 맞물리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쪽에 물어야 할까요. 원칙은 '지금 가장 활발하게 치료를 이끌고 있는 의료진' 또는 '나의 약을 가장 폭넓게 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항암이나 방사선 같은 적극적 치료를 진행 중이라면 그 치료를 담당하는 종양 관련 의료진에게 먼저 묻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또한 병원 약사(약물상담)는 여러 약과 영양제 사이의 상호작용을 확인해 주는 역할을 하므로, 약사 상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좋습니다. 한쪽 진료가 더 빠르게 잡혔다면 그쪽에서 먼저 묻되, '다른 곳에서도 치료받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함께 전하세요.
실질적인 요령은 '약 정보를 한곳에 모으는 것'입니다. 처방약뿐 아니라 영양제·건강기능식품·한약재까지, 제품명과 성분이 보이도록 통째로 사진을 찍어 목록을 만들어 두면 어느 진료과에 가든 빠르게 확인받을 수 있습니다. 새 영양제를 시작하기 전에 한 번 물어보고, 어지럼이나 균형 잡기가 힘든 변화, 시력 변화 같은 새로운 증상이 생겼다면 그것도 진료 때 함께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나 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복용 여부와 시점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 또는 약사와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