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는 빠르게 분열하는 암세포를 공격하지만, 같은 원리로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백혈구도 함께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세균을 막아주는 호중구(neutrophil)가 낮아지면, 평소라면 가볍게 지나갔을 감염에도 몸이 쉽게 흔들립니다. 치료를 받다가 방광염이나 폐렴, 단순한 감기로 입원하게 되거나, 수치가 회복되지 않아 다음 항암 일정이 미뤄지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일정이 밀리는 것은 환자의 잘못이 아니라, 몸이 회복할 시간을 벌기 위한 의료진의 안전한 판단인 경우가 많습니다.
호중구가 가장 낮아지는 시기는 보통 항암 후 7~14일 무렵으로,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밀폐된 공간을 피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며,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꼼꼼히 씻는 습관이 큰 도움이 됩니다. 식사는 충분히 익힌 음식을 갓 조리해서 먹는 것이 안전하고, 회나 덜 익힌 고기, 씻지 않은 생채소, 오래 상온에 둔 음식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외식 자체를 무조건 금지할 필요는 없지만, 위생 상태를 신뢰하기 어려운 곳이나 붐비는 시간대는 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방광 수술 이력이 있는 분이라면 요로감염에 특히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충분히 마셔 소변을 자주 보고, 소변을 오래 참지 않으며, 회음부는 앞에서 뒤로 닦아 세균이 요도로 들어가지 않도록 합니다. 향이 강하거나 알코올·방부제가 든 물티슈는 자극이 될 수 있으니, 자극이 적은 제품이나 부드러운 세정을 택하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물티슈 사용과 방광염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반복되는 증상은 검사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38도 이상의 발열, 오한, 소변볼 때의 통증이나 탁한 소변, 옆구리 통증이 나타나면 집에서 지켜보지 말고 곧바로 치료받는 병원에 연락하거나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호중구가 낮은 시기의 발열은 응급 상황으로 다뤄지기 때문입니다. 가족은 환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함께 위생 환경을 만들고, 작은 변화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치료 일정, 생활 수칙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